[JOB] Store Planner : 스토리 없는 개점은 없다

매거진 2023.07.01

 

, 바람, 여자가 많다는 제주의 별명, 삼다도三多島에 하나를 추가한다면편의점 아닐까 싶습니다. 인구 대비 편의점 수가 많아 경쟁도 치열한 이곳에서 점포를 하나 탄생시키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죠. 어려운 일을 해내는 만큼 긍지도 높은 제주도 SP 이야기, 해풍 불어오는 어느 바위에 앉아 들어봤습니다.


여행 숙소를 예약할 때 주변에 편의점이 하나쯤 있는지 따져본 경험, 누구나 있을 거예요. 관광산업이 주요한 도시일수록 편의점 경쟁은 더욱 치열합니다. 제주도도 예외는 아니죠. 인구 대비 편의점 점포 수가 많은 곳에 바로 제주시입니다. 신규 점포를 개발해야 하는 SP 입장에서는 그만큼 도전 정신과 열정이 없으면 일하기 어려운 지역이기도 합니다.

SP(Store Planner, 점포개발자)로 활약하고 있는 BGF리테일 제주개발팀 김성호 책임을 만난 곳은 바닷가 앞의 낯선 공사장이었습니다. 과연 이런 곳에 편의점이 생길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기는 공간이기도 했죠. “인구 밀집 지역이나 관광지에는 편의점이 이미 너무 많아요. 저희는 새로운 지역을 계속 물색하면서 가능성을 품은 곳을 찾아야죠.” 그의 말을 듣다 보니 제주개발팀을 따라가다 보면 의외로 한산하고 재미있는 새로운 여행지를 만날 있을 것도 같습니다. 언젠가는 트랙터 위에서 가맹 계약서를 작성한 적도 있다는, 뭔가 조금 특별한 김성호 책임의 SP 업무 이야기! 지금 공개합니다.

 

 

이 이른 아침에 조천읍의 바닷가 바위에 앉아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 오늘은 무슨 일을 하실 예정이신가요?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SP는 새로운 점포를 발굴하는 일을 담당해요. 새로운 지역을 개척하는 일이다 보니 아침에는 팀 회의를 마치고 바로 개점 논의 중인 점포로 출동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은 오전에 먼저 현장에 나와서 미팅을 하고, 업무 종료 시까지 계속 상권 조사를 할 참이에요. 안정적인 매출이 나올 위치를 선점하고, 우수 가맹객을 정하며, 매출이 우수한 점포를 개발하는 사람이 바로 SP니까요.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이면 팀 회의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서류 업무를 하곤 합니다. SP는 현장에 자주 나가지만 그에 못지않게 봐야 할 서류도 많아요. 개점을 진행할 때 품의도 올려야 하고, 계약서도 점검해야 하는 등 각종 수취 업무를 처리해야 하죠. 그래서 저는 현장에 나가기 전 사무실에서 서류 업무를 다 처리합니다.

 

트랙터에서 계약서를 쓴 일도, 마을회관에서 거주민 분들을 모시고 창업 설명회를 한 적도 있으시다면서요?

제 경험은 다른 선배 SP에 비하면 별 것 아니에요. (웃음) 워낙 타사 개발팀과 경쟁도 뜨거운 데다 점주님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니 별의별 일이 다 있어요. ‘SP는 탐정이나 형사와 비슷하다’며 농담할 때도 있을 정도니까요. 지나가다 상가 공사를 하고 있으면 무턱대고 들러 ‘여기 건물주 분을 만나고 싶다’ 요청할 때도 있어요. 연락처를 알아내 만나 뵙고 “BGF리테일의 김성호 책임입니다” 인사드리면 놀라시죠. 심지어 개발 초기에는 한 상권에 저희 점포를 입점시키고 싶어서 임대인에게 손편지를 쓴 적도 있어요. 연애 편지도 그렇게 절절하게 써본 적이 없는데 말이에요. (웃음) 말씀하셨듯이 트랙터 위에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적도 있고, 외곽에서는 창업을 희망하는 분이 적어서 마을 유지들을 모집해 창업 설명회를 한 적도 있습니다. (웃음) 매일이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 차다 보니 저희 SP들끼리는 ‘스토리 없는 개점은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합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은 잘 모를 제주도 SP의 고충도 있나요?

인구 대비 편의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 제주일 거예요. 주거 지역인 제주시 노형동이나 연동이 그나마 인구가 많은데 한 블록마다 편의점이 있어요. 리 단위의 소규모 마을에도 편의점 하나씩은 다 있고요. 미출점 지역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주도에 여행 오셨을 때, 애월 지역 해안도로를 한 번 쭉 달려 보세요. 편의점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CU는 다른 브랜드보다 기존 점포 수가 많으니 그에 따른 제약도 생깁니다. 이렇게 어려움이 많지만, 그래도 찾아야죠! 그것이 저희 SP가 해야 할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요.

 

반대로 제주도 SP로서 자랑스러운 점이 있다면요?

당연히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개점 수 차이죠. 그동안 선배님들께서 굉장히 열정적으로 개점을 성사해왔거든요. 팀장님께 듣기로는 경쟁사가 한 달에 7~8개 개점할 때 CU는 16개나 개점한 적도 있다고 해요. BGF리테일 SP들이 제주도라는 한정적인 상권 내에서 어려움을 돌파하며 이렇게 개점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건, 다른 이들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를 선정하거나 상권을 분석하는 눈이 남달랐다는 방증이겠죠.

 

 

 

상담하실 적에 단순히 개점만을 강조하지는 않으시는 듯했어요. 오히려 입점 후 구체적으로 점주님들께 무엇이 이득으로 작용할지를 고민하시던데요.

네, 역시 가장 힘든 점은 어렵게 개점한 지역에서 저조한 매출을 보일 때죠. 개점하기 전 상권을 조사해 예상 매출을 가늠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개점한 후에야 신규점 일매출이 정확히 산정되니까요. 편의점 일이 쉽지 않은데 매출까지 안 오르면 점주님께 송구한 마음이 들고, SP로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한 해당 점포를 담당할 SC(Store Consultant) 선후배님들께 부담이 가는 것도 죄송스럽고요. 그러니 ‘SP는 상권을 더욱 치밀하게 조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매순간 자신을 다잡아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신가요?

처음 SP 업무를 맡게 되었을 때 저의 목표 개점 수는 100개였습니다. 2019년부터 SP로 일했는데, 이제 절반 정도 달성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포부를 내비쳤던 것 같네요. 선배님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SP 업무를 하다 보면 고민에 빠지거나 힘든 일도 물론 있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부장님과 팀장님, 그리고 동료들이 저에게 큰 힘이 되어줍니다. 많이 배울 수 있기도 하고요. 일을 하면 할수록 개인의 목표보다는 팀 안에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담당하는 업무는 ‘신규 점포의 개발’이지만, 이미 개점한 지점 또한 지속적으로 성업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전국의 SP, 그리고 개발기획팀 구성원들께 따뜻한 격려를 남기고 싶어요. 더운 여름날 아프지 마시고, 건강 챙기시면서 일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필수품

Store Planner’s Pick!

 

 

다이어리와 휴대폰, 명함




새로운 입점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매일 꼼꼼하게 스케줄을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이어리에 일정을 꼼꼼히 적어 두고, 추가로 상담할 때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도 꼭 체크해두죠. 부동산과 관련한 서류 업무도 많기 때문에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사항도 빠짐없이 써두고요.

SP에게는 휴대폰도 컴퓨터와 다름없이 중요합니다. 현장 근무가 많은 만큼 많은 업무가 핸드폰으로 이뤄지기 때문이죠. , 편의점 창업을 희망하시는 점주님이 직접 찾아오시기보다는 저희가 먼저 상업지를 방문해 설득하고 개발하는 일이 많기에 명함도 챙겨요. 처음에는 점주님들도 낯선 사람을 맞이해 당황하시지만 BGF리테일, CU 점포개발팀이라는 설명을 자신 있게 해드리면서 설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