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우리나라 최북단, CU백령도점·CU백령도중앙점 13년만의 리뉴얼 노트

매거진 2024.10.28

 

우리나라 북쪽의 북쪽, 최북단 백령도. 겨울이 비교적 빠르게 찾아오는 이곳에는 CU가 두 곳 있습니다. 심지어 13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섬을 지켜왔죠. 올해 4월부터 백령도 CU점포를 돌보던 박영랑 SC는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겨울이 들이닥치기 전, 백령도 CU를 완전 변신시키자는 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환골탈태의 대기록을 SC와 시설지원담당의 이야기로 들어봅니다.

  


 

 

 

한반도 가장 위쪽의 백령도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인천항에서도 북서쪽으로 약 178km 떨어진 서해 최북단의 작은 섬. 우리나라에서 가장 북한과 가까운 저 먼 위쪽의 섬이 바로 백령도입니다. 서해 5도 중에서는 인구 수로도, 면적으로도 가장 크죠. 제주도나 울릉도에 비해 관광지로서 크게 알려져 있는 편은 아닌지라, 자연히 주민들 간의 관계도 끈끈하고 백령도만의 특색도 무척 강합니다. 도서지역만 5점포를 담당하고 있는 저로서도 백령도에 있는 CU는 조금 특별하게 여겨지니까요.

저는 인천의 하늘길과 바닷길을 책임지는 BGF리테일 인천영업7팀의 SC, 박영랑 책임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도서지역 5점포를 비롯해 인천공항 직영점 3점포, 인천공항 법인가맹 5점포, 주유소 1점포, 그리고 일반가맹 4점포까지 도합 18점포를 담당하고 있죠. 특수점포를 위주로 일하다 보니 별의 별 일이 다 생겨요. (웃음) 갑작스런 상황에 간혹 당황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 특수점포 SC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위) 리뉴얼을 마친 백령도점 간판 전경. CU 2.0 디자인을 적용해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아래) 새단장한 백령도중앙점 전경과 리뉴얼 진행을 맡은 SC 박영랑 책임&시설지원담당 오혜진 책임.

 

 

 

 

도민들의 핫 플레이스는 바로 CU

밤낮 업무에 매진하던 중 올해 4월, 매력적인 특수점포를 맡게 됐습니다. 바로 백령도에 위치한 CU백령도점과 CU백령도중앙점인데요. 두 점포 모두 오픈한 지 13년이 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내심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두 점포 모두를 운영하고 계셨던 점주님께서는 이미 도서지역에서만 11곳의 CU점포를 오픈하셨던 ‘CU전문가’셨는데요. 그 11곳 중에서도 백령도는 남달랐다고 해요. 연고도 하나 없는 백령도에서 무려 단칸방 생활을 하시면서 CU를 일궈오셨다는 점주님. 지난 13년간 이어진 노력에 화답하듯, 이제 지역 주민들과 군인들 사이에서 CU는 없어서는 안 될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육지가 아니고서야 접할 수 없었던 바나나우유를 CU에서 발견하고는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당시 점주님께서는 ‘CU 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하기도 했답니다.

 

 

 

 

새로운 점포로 출발하는 첫 단추

하지만 13년의 시간을 건너오면서 CU백령도점과 CU백령도중앙점 모두 세월의 흔적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거센 해풍과 겨울철의 유난한 추위로 인해 더욱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었죠. 제가 SC로서 처음 이곳의 점포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리뉴얼을 구상한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집기, 시설, 인테리어, 외관 등 모든 것이 노후화되어 있더군요. 1개월 동안은 점포를 점검하고, 5월부터 바로 점주님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백령도의 CU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고, 배편으로 움직여야 하는 만큼 시설이 노후되어도 쉽게 바꾸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당시 점주님께서는 점포에 상주하기 어려운 실정이었기에 즉각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향후 점포 운영 방향에 대한 1개월여의 의견이 오갔고, 앞으로 CU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백령도 내에 거주하시는 점주님이 점포를 운영하시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자연스럽게 새로운 점주님을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졌고요.

CU에 대한 도내의 긍정적인 인식에 힘입어(웃음) 점포를 운영하고 싶어하는 후보자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누구보다 백령도를 사랑하시는 분, 이익보다는 백령도민들의 편의를 위해 열심히 일하실 분, 지금보다 더 좋은 서비스와 상품 구색으로 리뉴얼한 CU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해주실 분을 기준으로 새로운 점주님을 선발했죠.

 


 

 

 

 

새로운 공간을 향한 우여곡절 스토리

좋은 주인을 찾았으니 다음에는 좋은 공간을 만들어야 할 차례였습니다. 이때부터는 시설지원1팀 오혜진 책임과 의기투합해 새로운 CU의 밑그림을 그려봤는데요. 여러 번 함께 점포를 둘러보니 개선할 점이 몇 군데 보였습니다.

“음료, 냉동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반 점포들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에요. 관련 집기를 추가적으로 배치해야겠네요.” “백령도점의 경우 해병대 여단 정문에 자리 잡고 있으니, 면회객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백령도중앙점 주변에는 숙박시설이 밀집되어 있네요. 주류를 주력적으로 운영해보는 게 어떨까요?”

일단 개선점을 파악하자 오혜진 책임이 분주해졌습니다. 곧바로 도면 작업을 시작하고, 예상 견적과 공사 일정도 차례로 수립했죠. 하지만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도서지역 특성상 항로 이외에 다른 교통수단이 없었고, 기상 현황에 따라 여객 및 화물선의 입/출항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공사와 개점 일정이 크게 흔들릴 수 있었죠. 게다가 선박의 운항 일정상 ‘당일치기’가 불가능하여 작업자들의 숙박비, 교통비를 비롯한 부대비용이 필연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사실, 인천의 하늘길과 바닷길을 책임진다 자부하는 저이지만 백령도는 배편부터 익숙해지기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하루에 2번 다니는 여객선과는 달리 화물선은 주3회 운항에 그쳤고, 도착까지 24시간이 꼬박 소요되었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늘과 바람은 하루에도 수십 번 표정을 바꾸었습니다. 맑다가도 갑자기 흐려지는가 하면, 비가 내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하게 해가 나오기도 했죠. 집기를 철수하기로 했던 날에도, 발송하기로 했던 날에도 배편이 통제되어 착공이 연기되기 일쑤였답니다. 이 상황이 결코 간단하지 않았던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수많은 사람들의 관계가 얽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스케줄이 변동되면 BGF리테일 본부 지원부서는 물론, 협력업체까지 약 20개의 부서와 업체의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기에 저와 오혜진 책임 모두 바짝 정신을 차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어떤 어려움도 소통으로 돌파한다

저도 여러 점포를 담당했지만, 오혜진 책임 역시 시설지원담당으로서 올림픽광장점, 에버랜드점, 인스파이어리조트점 등 다양한 특수점을 설계하고 진행했던 노하우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령도 리뉴얼은 돌발상황이 수시로 일어난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특수점 설계와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을 안겨주었죠.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일정 탓에 집기를 설치하는 작업자 분들은 야간 작업을 불사했고, 여러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했기에 협력사 간의 협의도 수시로 이어져야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와 오혜진 책임은 한 가지 묘안을 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날씨를 통제할 수 없다면, 소통이라도 활발히 해서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나누자는 것이었습니다. ‘프로젝트 백령’이라는 이름으로 단체 톡방을 만들어 리뉴얼 과정과 관련한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공유했습니다. 관련자들은 모두 이 톡방에서 리뉴얼 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죠. 소통의 힘은 관련자들의 폭넓은 이해로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10월 말, 마침내 원활히 리뉴얼을 마치고 재개점을 할 수 있었어요.

 



 

 

 

다시, CU에 모이는 도민들의 사랑

리뉴얼 공사에 전념하는 동안 CU점포는 한동안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오히려 CU에 대한 도민들의 사랑을 재확인할 수 있었어요. “언제 다시 여느냐”고 수시로 묻는 도민들이 계신가 하면, “CU가 문을 닫으니 동네가 썰렁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왔습니다. 재개점을 한 날에는 “섬이 다시 환해졌다”며 진심으로 기뻐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지요. 물류비용이 비싼 도서지역이지만 이제는 동네 슈퍼보다 오히려 CU가 저렴하다는 칭찬도 줄을 이었습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새로운 CU는 계획한 모습 그대로 새단장을 마쳤습니다. 해병대 여단 정문에 위치한 백령도점은 면회객들이 대기할 수 있는 시식공간이 생겼어요. 군인들이 편하고 즐겁게 한 끼 먹을 수 있도록 즉석 라면조리기도 도입했죠. 백령도중앙점은 음료 쇼케이스와 와인/양주 진열대가 확대되어 관광객들이 훨씬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고요. 변화된 CU 2.0 디자인으로 인해 내외부가 세련되고 트렌디해진 것은 물론입니다.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백령도에 위치한 두 곳의 CU는 지역 주민들에게 ‘시티 라이프를 가장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군인들에게는 ‘어울림의 휴식 공간’으로, 또 관광객들에게는 ‘다시 가고 싶은 휴게소’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6개월의 여정이었지만, 또 한번의 도전을 훌륭하게 성공시켰다는 점에 스스로 뿌듯합니다. 동료 오혜진 책임과 관련자 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과제였기에 깊은 감사의 인사도 전하고 싶네요. 새로운 점포에 자리 잡은 점주님께서도 강한 운영 의지를 보이고 계신데요. 새로운 집기와 시설을 또 10년간은 이용해야 할 테니 옆에서 저도 잔소리를 많이 할 것 같습니다. (웃음)

 

우리나라 최북단, 백령도는 그 특수성만큼 매력적인 곳입니다. 언젠가 이곳을 와보신다면 CU도 꼭 한 번 들러 주세요. 한반도의 끝에서 끝까지, CU는 편리하고 친절하다는 ‘진리’를 경험하시리라 자부합니다.

 

 

 

 

 

 

인터뷰. BGF리테일 박영랑 책임(인천영업7팀)·오혜진 책임(시설지원1팀)

글. 성지선

사진. 안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