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NOW] 8·15 광복RUN 현장을 가다

매거진 2024.08.22

 

8월 15일 오전 일곱 시, 여의도 한강공원. 뜨거운 여름해가 떠오른 가운데 흰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저마다 몸을 풀고 있습니다. 등에는 ‘투혼’이라는 글자와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 도장이 새겨졌고, 가슴 한 켠에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 ‘데니 태극기’ 문양이 선명합니다. 티셔츠만 봐도 울대에 무언가 울컥 솟구치는 것 같죠. 광복을 맞이해 모두가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기쁨의 함성을 내지르던 1945년의 그날처럼, 오늘 우리는 이곳 한강에서 태양보다 뜨거운 투혼을 펼쳤습니다.

 

 

 


 

 

 

 

다 같이 광복 RUN! RUN!

오늘의 마라톤, 이름하여 ‘모두의 해방, 광복RUN’은 BGF리테일이 국가보훈부, 청소년그루터기재단과 함께 개최하는 특별한 행사입니다. 등수를 매기지 않고 다양한 코스를 선택해 달릴 수 있습니다. 평소 마라톤 연습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죠. 코스는 총 3개(3.1km, 8.15km, 19.45km)로 일반 마라톤 코스보다 짧아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대여섯 살 남짓의 어린이들도 엄마아빠와 손을 잡고 용감한 표정으로 준비운동을 하며 마라톤을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달리는 마음은 가볍지만 코스에 담긴 뜻만큼은 무겁습니다. 삼일절(3월 1일), 광복절(8월 15일), 광복절 원년(1945년)을 상징하며 각 코스의 참가 인원 역시 3.1km 310명, 8.15km 815명, 19.45km 1,945명 등 총 3,070여 명으로 정했죠. BGF리테일은 ‘모두의 해방, 광복 RUN’ 행사의 단독 파트너사인데요. 마라톤 물품 지원과 현장 이벤트 진행, 행사 전 캠페인 제작과 공식 SNS 채널과 오프라인 홍보 등을 맡았습니다.

 

 


 

 

홍진택 주임 “준비 기간이 짧아 홍보할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날씨가 무척 더워서 신청자가 줄지는 않을지 걱정도 했고요. 다행히 우리 국민들의 애국심은 여전하더라고요. (웃음) 목표 인원을 훌쩍 넘는 접수자가 몰려 담당자로서 정말 기뻤습니다. 비록 준비 기간은 짧았지만, 타이틀과 홍보 슬로건은 물론 모집 인원이나 러닝 코스, 기념품 등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애국적 요소를 넣고자 많이 고민했습니다.”

 

어느덧 여덟 시, 마라토너들의 의기를 북돋기 위해 신나는 공연이 벌어졌습니다. 무대 위 치어리더 공연, 크롬하츠의 비보잉 공연이 펼쳐지자 준비운동을 마친 시민들도 박수를 보내며 화답합니다. 연이어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의 개회사로 마라톤 행사는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습니다. 이날 개회식에는 송지택 BGF리테일 혁신부문장, 오찬석 청소년그루터기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독립영웅 후손 가족들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개성 있는 옷차림과 액세서리로 존재감을 빛낸 참가자들도 많았는데요. 그중 김구 선생을 오마주한 마라토너 2985번 정일우(37) 님은 단연 눈에 띄었습니다. 국경일이면 꼭 특별한 마라톤 행사에 참여한다는 그는 이런 날은 꼭 태극기가 새겨진 양말이나 운동화를 착용하고 뛴다며 환히 웃어 보입니다.

 

 


 

 

참가자 정일우 님 “저는 독립영웅을 진심으로 존경해요. 그분들과 관련된 글이나 책도 즐겨 읽고요. 그러니 오늘 같은 날 이런 행사에 빠질 수 있나요, 대한독립만세!” 

 

  

 

 

독립영웅의 얼을 기억하고 후손을 지원하는 캠페인

이번 마라톤이 뜻깊은 이유는 또 있습니다. 나라를 지킨 독립영웅들의 숭고한 혼을 기리며 참가비 일부를 그 후손에게 전달했기 때문인데요. 개회식에서는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독립영웅 후손들, 그리고 우리가 이들을 기억하고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담은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도한 BGF리테일 제휴마케팅팀 임지훈 팀장과 홍진택 주임은 “BGF리테일은 국경일마다 빼놓지 않고 고객 참여형 캠페인을 개최했다”며 그 일환으로 꾸준히 기부를 진행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임지훈 팀장 “독립영웅 후손 중에는 타지에서 늦게서야 귀국해 정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분들이 많아요. 대부분 언어장벽 탓에 적응하기도 힘들고,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어렵죠. 증·고손의 경우에는 부모님 대에서 이어진 가난으로 인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도 많고요. 이번 마라톤은 그러한 저소득 독립영웅 후손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 독립영웅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고자 기획되었습니다.”

 

 



 

3천여 명이 넘는 시민 마라토너들이 참여하는 대형 오프라인 행사이니만큼 준비할 것도 많았는데요. BGF리테일 임직원들은 새벽부터 나와 부스를 꾸리고 마라토너에게 제공할 물과 음료, 간식 꾸러미를 준비하느라 마라톤을 달린 사람들처럼 모두가 땀으로 흠씬 젖었습니다. 행사 준비 기간이 3개월이 채 안 될 만큼 짧았지만, 삼일절 라이딩 기부 캠페인과 독립영웅 후손 주거개선 기부 등 동일한 취지의 캠페인을 그간 많이 펼쳐왔기에 도움이 많이 됐답니다.

 

홍진택 주임 “이런 행사가 그저 형식뿐이라는 오해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꾸준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점점 ‘CU의 애국심’을 알아주시는 고객 분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스에 들러서 칭찬해주시는 고객들을 만날 때면 캠페인 담당자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죠.”

 

 

 

 

 

 

 

 

열띤 응원 속 힘차게 달리는 두 다리

개회사가 끝나자 독립영웅 후손의 힘찬 선언이 광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모두의 해방, 광복런 마라톤을 시작합니다!” 저마다 가슴에 참가번호를 단 마라토너들이 드디어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운데 삼일절을 떠올리게 하는 ‘3131’번 배승규(30) 님도 섞여 있었습니다.

 

가자 배승규 님 “평소 러닝을 좋아하지만 굳이 마라톤 대회를 찾진 않았어요. 광복절도 기릴 겸 대회에 같이 참여하자는 친구의 말에 아침 일찍 도착했는데 정말 사람이 많네요. (웃음) 뜻깊은 날에 많은 이와 함께 광장을 달리니 기분도 좋고 오길 잘했다 싶습니다.”

 

 


 

 

아빠 구태우 씨와 함께 참여한 일곱 살 구다영 어린이도 모자를 땀으로 흠뻑 적시며 짧은 코스를 멋지게 완주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묻자 숨을 몰아쉬다 겨우 “힘들어요” 대답합니다.

 

참가자 구다영 어린이 “오빠랑 엄마는 아직 안 왔어요. 제가 먼저예요. (웃음) 마라톤 끝나고 나면 우리 가족 모두 맛있는 것 먹으러 가기로 했어요!”

 

 


 

 

BGF리테일은 창립 이래 지속적으로 독립영웅 후손을 지원하고 보훈정신을 북돋는 캠페인을 진행해 왔습니다. 특히 2022년부터는 뜻깊은 행사에 운동을 접목했는데요. ‘버츄얼 815런’, ‘달려라 대한민국’, ‘Move for 8.15’, ‘함께 걷자 대한민국’ 등 타이틀만 보아도 그 취지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임지훈 팀장은 ‘여기에도 다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지훈 팀장 “편의점은 일상 속에 가까이 있습니다. 우리 CU는 ‘고객과 사회에 좋은 친구’가 되고자 노력하는 브랜드고요. 이런 점에서 고객과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 참여하는 캠페인을 기획하고자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운동’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어요. 그중에서도 걷기나 달리기, 라이딩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운동을 위주로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전하는 마음

오프라인 행사를 열기 어려웠던 팬데믹 기간에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다양한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며 도움의 손길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해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참여자들이 걷기와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으로 81.5만km를 달성하면 CU가 독립영웅 후손의 주거지를 수리해주는 행사였는데요. 홍진택 주임은 “당시 후손 분들께서 감사 편지도 써 주시고, 그 가족 분들도 전화로 감사 인사를 전하시기도 했다”며 “우리가 세상에 기억될 의미 있는 일을 했구나’ 싶어 무척 감동받았다”고 회고합니다. 모두의 응원에 힘입어 올해 개최한 ‘광복RUN’은 독립영웅 직계후손을 넘어 3세대 후손(히어로즈 주니어)들을 도울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이처럼 기부 범위가 확장된 데에는 BGF리테일 제휴마케팅팀의 노력은 물론 참여자들의 열광적 지지도 한 몫 했습니다.

 

 


 

 

홍진택 주임 “이번 캠페인을 진심으로 지원해주신 송지택 전무님과 박종성 실장님, 그리고 무더위 속 담당자보다도 열심히 일해주신 임지훈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이런 뜻 깊은 캠페인에 함께해주신 모든 참가자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독립영웅을 되새기긴 어렵지만, 오늘처럼 뜻깊은 날 만큼이라도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그분들을 생각하며 평화로운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을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매년 찾아오는, 그렇기에 자칫 그저 ‘쉬는 날’로만 보낼 수도 있는 광복절. 하지만 오늘 땀 흘리며 현장에 동행해보니 이 시간의 의미가 사뭇 다르게 다가옵니다. 목숨 걸고 투쟁했던 독립영웅들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 모습은 크게 달라졌겠죠. 이번 마라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 중에는 평소 마라톤이나 달리기를 즐기지 않았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기꺼이 참가비를 지불하고 이른 아침 한강공원을 찾아 코스를 힘껏 뛴 것은 모두가 하나로 모인 마음 때문이었을 겁니다. 가슴으로부터 이 특별한 광복의 날을 기리고, 함께 뛰며 달아오르는 심장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아직 마라톤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BGF리테일은 생활 가까이에서 독립영웅을 떠올릴 수 있는 건강한 캠페인을 펼쳐갈 예정입니다. 내년 광복절은 또 얼마나 뜨거워질까요? 자유를 얻은 그날처럼, 해마다 울려 퍼질 함성을 기대해주세요!

 

 

 

 

인터뷰. 홍진택 주임(BGF리테일 제휴마케팅팀)

글. 김송희

편집. 성지선

사진. 안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