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CU의 일생

매거진 2023.12.29

  

“어? 여기 CU가 있었네?” 어느 날 우리집 앞에 새로운 점포가 생겼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것 같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방울과 고민이 있었답니다. 새로운 CU가 태어나고 운영하며 폐점할 때까지 편의점의 일생을 지켜보는 사람들. 오늘 BGF LIVE가 만난 그들의 이름은 시설지원팀입니다.

 


 

 

전국 어디를 가나 CU는 다른 편의점과 구별되는 특유의 공간 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그니처 컬러를 입은 깔끔한 간판, 동글동글 선반과 내부 집기들. CU라는 이름으로 통일성을 갖추되 각 점포만의 개성과 편의성을 강조한, 효율적이고 세련된 장소죠. 본래 이곳이 텅 빈 공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새삼 신기해지기도 합니다.

시설지원팀의 임무는 점주님에게는 편리한, 고객에게는 ‘가고 싶은’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점포의 개점일이 정해지면 이들은 곧바로 임무에 착수하죠. 점포의 방향성과 컨셉, 공사와 관련한 자재 발주는 물론 시공방법을 협의하고 집기를 고르기까지, 점포 내부의 모든 것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개점과 리뉴얼, 시설과 관련된 A/S까지 책임지면서 점주와 고객의 행복한 ‘CU 경험’을 설계하는 BGF리테일의 종합예술가들! 시설지원팀의 조현경 책임을 만났습니다.

 


 

 

 

‘시설지원팀’은 편의점 외 타 직종에서는 흔치 않은 업무 같아요. 

시설지원팀은 CU 점포 개점부터 폐점까지 시설과 관련한 모든 것을 관리해요. 신규점 개점부터 운영점의 리뉴얼은 물론 운영점의 유지보수, 폐점 시 발생하는 시설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체크하죠.

우선 신규점은 점포 개점 실측부터 위험 요소 확인, 준공까지 다 책임지고요. 운영점 리뉴얼을 할 때에는 전자렌지를 어디에 넣을지 결정하는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서 내부 공사, 도면, 총평까지 도맡아요. 점포를 유지 보수하는 데에도 시설지원팀이 필요하죠. 운영점 안의 집기 공사, 수리할 부분의 도면 관리, 발주와 착공 등을 수시로 확인합니다. 점포 내 공사나 수리가 필요하면 저희 팀에 가장 먼저 문의가 와요.

 

시설지원팀의 하루 루틴이 궁금해요.

출근한 다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캘린더를 확인하고 폐점 일정을 체크하는 거예요. 이후에는 메일을 확인하면서 당일 리뉴얼 공사하는 점포의 작업 내용을 확인하고요. 이후 FMS(시설관리시스템)으로 업무를 진행합니다. 견적 의뢰 확인, 도면 작성, 도면 수정, 견적 검토, 리뉴얼 발주도 하고요. 특히 시설지원팀은 통화를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아요. 시설과 관련한 단순 업무부터 리뉴얼 계획, 시설 관련 사항이나 기준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오거든요.

오후에는 리뉴얼한 점포들을 방문하여 총평을 합니다. 업무가 전부 온라인이나 유선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실제로 오프라인 점포에 잘 적용되었는지, 현업에서 그리고 점주님께서 바라시는 바가 잘 반영되었는지 확인하는 업무죠. 이외에도 점포의 집기나 공사 개선개발 사항 등을 점검하고 테스트하거나 적용합니다.

 


 

시설마다 전문 협력사가 다 다르잖아요. 체크해야 할 것들이 많지 않나요?

저희 업무 중 협력사 관리도 빼놓을 수 없어요. 전기, 인테리어, 어닝, 간판, 카운터, 아이스크림 냉동고나 진열대 등등 각각의 자재와 관련한 모든 업체들을 지역별로 관리해야 하거든요. 협력사가 공사를 잘 수행하는지 관리 감독하고, 협력사가 보유하고 있는 본사의 재고자산도 관리해야 하고요. 모든 공사 현장에 매일 가볼 수 없기에 협력사에서 올려주는 사진과 도면 기반으로 견적서, 발주서를 체크하는데요. 협력사가 미처 현장에서 확인하지 못한 특이사항이 발생할 때 어떻게 처리할지 협의하기도 합니다.

 

엄청나게 다양한 업무를 해내고 계신데요.

네, 저희 업무는 ‘멀티가 생명’이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권역의 여러 공사 현장을 체크해야 하는데 현장마다 진행 상황이 다르잖아요. 어떤 곳은 견적을 보내야 하고, 어떤 곳은 발주를 넣어야 하고…. 그러면서 협력사와 SC분들의 전화도 받아야 하고요. 전화 응대를 마치고 나선 다시 이전 업무로 돌아와야 하니까 스위치를 빨리 전환해야 해요. 만약 한 가지에만 집중해야 하는 성격이었다면 이 일을 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심할 때는 견적 의뢰, 도면 수정, 발주, 정산을 왔다 갔다 하며 처리해야 할 때도 있어요. 저희끼린 ‘게시판 친다’고 표현하죠. (웃음)

 

편의점 특성상 다른 사업장과 준비해야 할 것들이 또 다를 것 같아요. 하나의 점포를 오픈할 때 시설지원팀은 어떤 업무를 담당하며, 관리 영역은 어디까지인가요?

개점할 장소 실측부터 현황도 작성, 철거 및 공사 특이사항을 사전에 점검하고, 권역지원팀과 협업하여 점포 도면의 초안부터 완성까지 공사를 진행합니다. 현장부서 및 협력업체와 동행하여 현장을 직접 답사하고요. 공사가 완료된 다음에도 발생할 수 있는 미비사항을 체크해 개점 시 점포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드는 게 저희 팀의 최종 목적입니다. 편의점의 특성상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굉장히 빠르게 이루어지는데요. 유관 부서들이 모두 한 팀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바로 CU가 가진 장점이에요.

 


 

와, 듣기만 해도 속도가 느껴지네요. 신규점뿐 아니라 운영점도 시설에 문제가 있을 때 빨리 처리해야 할 것 같아요.

맞아요. 고객이나 점주님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해요. 운영하면서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요. 특히 편의점 특성상 점포 내부에 운영 중인 집기들이 많아 고장/파손도 자주 발생합니다. 고장 또는 파손 내용을 확인하고 수리를 요청하거나, 수리가 어려울 땐 추가로 집기를 도입하기도 하죠. 만약 차량 사고나 자연 재해 등으로 파손되었을 때 A/S 처리도 시설관리팀의 몫이고요. 폐점할 때에도 시설지원팀이 필요해요. 폐점하려면 집기를 철거해야 하니, 폐점 일정을 확인해서 집기 철거를 요청하죠. 언급드렸듯 개점부터 운영, 폐점할 때까지 발생하는 CU의 모든 시설 관리 업무를 저희 팀에서 서포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업무 전문성 면에서 노력하신 부분도 있나요?

보는 만큼 스킬이 쌓이는 직무이기에 최대한 많은 현장을 가보는 게 좋아요. 철거부터, 배수 공사, 천정, 금속, 목공사, 집기설치 등 모든 과정을 보고 듣고 느끼며 역량을 키우려고 노력하죠. 계속 배울 게 있으니까 지금도 완성형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기회가 된다면 관련 자격증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일하시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말 그대로 ‘전화가 쏟아져요’. (웃음) SC분들, 협력사 분들과 계속 통화하는 도중에도 현업에서 단순 문의나 A/S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서, 1시간 동안 계속 통화만 할 때도 있어요. 폭풍 같은 전화를 마친 후에는 힘이 쭉 빠지곤 하는데요. 현장에 계신 분들은 문제가 생기면 답답하니까 시설지원팀에게 물어보실 수밖에 없잖아요. 고되지만 업무의 특성상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된 만큼 보람 역시 크겠지요.

리뉴얼이 끝난 점포를 총평할 때 깔끔해진 점포를 보면 기분이 좋아요. ‘또 하나 해냈다’는 생각도 들고요. 현장에서 점주님들이나 SC분들이 “덕분에 고맙다”고 말씀해주시면 괜히 뭉클해지죠. 함께 고생한 마음이 느껴지니까요.

 

벌써 올해가 저물어 갑니다. 올해 나를 칭찬해 주고 싶은 순간을 꼽아주세요.

원래는 운영점에서 집기만 담당하다가 4월부터 운영점 집기, 공사, A/S 전부 담당하게 되었어요. 해보지 않은 영역이라 잘할 있을지 사실 걱정도 많이 했어요. 적응하는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문제없이 일원화 직무를 수행해낸 저를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조현경 책임’s PICK!


① 

한 땀 한 땀 종이 달력

 

한 지역부 전체를 담당하다 보니 일정을 잡아 놓고도 모두 기억하기가 어려워요. 발주를 넣을 때마다 스케줄을 하나하나 써두니 편하더라고요. 온라인으로 일정표를 관리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 종이 달력이 손에 익어서 직접 일정을 기록해놓곤 합니다.

 

 

② 

+-×÷ 계산기

 

공사를 담당하다 보니 필수적인 아이템이 되었어요. 견적을 내거나 정산을 할 때 실제 공사 물량을 계산합니다. 기본적인 사칙연산용으로 구매한 계산기인데 4년째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시설관리팀의 기본템 줄자

 

현장 총평에서 필요한 줄자. 계산기와 비슷하게 현장에서 주로 쓰입니다. 캐드에는 담기지 않는 현장의 목공 세로 치수들을 주로 재는 활용하죠. 정산할 계산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