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맘 먹고, 팔 걷어붙이고 CU를 열었습니다. 나의 새 출발을 알리는 일터 편의점, 신장개업 네 글자에 야심도 뿌듯하게 차오르지만 처음 시작한 일인만큼 사실 두려움도 크지요. 자, 점주님 가슴에 두려움 대신 용기만 충천하도록 여기 한 사람이 CU를 향해 출동합니다. 그 이름하여 신점 SC!
전국 CU 점포가 거쳐온 단 한 사람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신규 점포를 열었을 때 꼭 한 번 마주하는 그 사람, 바로 신점 SC입니다. 신점 SC는 신규점이 개점했을 때부터 4개월차까지 점포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직무인데요.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함께 매출을 늘릴 수 있도록 점주님을 지도하고, 처음일지라도 원활히 편의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반 SC와는 다르게 신점 SC는 신규 오픈점을 따로 맡는데요. 처음 시작하는 만큼 더욱 면밀하고 꼼꼼히 기초를 다져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SC보다 적게는 1/3, 많게는 1/2 정도의 점포를 담당한답니다. 일반 SC에 비해 더 어렵거나 힘들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보다 큰 책임감이 따르는 직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죠.
아침부터 저녁까지 새로운 CU의 문을 거침없이 두드리는 신점 SC, 서북지역에서 약 일 년째 신규 점포를 담당하고 있는 권역지원3팀의 안영주 책임을 만나 그들의 모든 것을 알아봤습니다.
아침 회의부터 점포 순회까지, 정말 분주해 보이세요. 현재 책임님은 몇 개의 점포를 담당하고 계시나요?
강화도에서부터 김포시를 거쳐 고양시까지 신규 점포는 모두 제가 담당하고 있어요. 총 네 점포인데, 그중 오픈한 지 가장 오래된 점포가 3개월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내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이번달 몇 개의 점포를 담당하게 될지 수시로 변경돼요. 그래서 스케줄표를 늘 면밀히 체크하죠.
같은 신규 점포라고 해도 각각의 특성이 다를 테지요. 어떻게 지도하시나요?
맞아요. 정말 제각각이에요. (웃음) 기존에 편의점과 비슷한 사업체를 운영하셨던 점주님이 있는가 하면, 서비스나 진열, 판매 등 모든 것이 처음이신 점주님들도 계세요. 점포의 입지가 비슷해도 매출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고요. 신점 SC로서 저는 매출의 고저에 휩쓸리지 않고 본사가 지향하는 목표에 맞추어 지도를 하려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신상품을 도입할 때 점주님께서 매출을 걱정하시느라, 혹은 주관적인 취향에 근거해 상품을 들이기 어려워하시면 최대한 날카롭게 지적하지요. 자신만의 틀 안에 갇혀 편의점을 운영하게 되면 매출 역시 한계를 보일 수 있으니까요.
신점 SC를 담당하신 지 일 년 정도 되셨다고요.
작년 12월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네요. 그동안 신점 SC로 성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아요. 타사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백화점을 수시로 답사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고, 진열이나 진열 집기 아이디어도 얻습니다. 또 점주님들께 이러한 정보를 바로 공유해 드리고요. 가끔은 제가 놀랄 정도로 색다른 진열을 연출해주시는 점주님도 계십니다. 정말 뿌듯하죠.
진열뿐 아니라 상품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경쟁사는 물론 다른 채널에서 선발매하는 신상품이 있다면 무조건 먼저 경험해보고 점주님들과 함께 시식하거나 품평합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어렵게 느끼시는 점주님이 계시면, 요즘 상품이 어떤 트렌드를 따르는지 직접 보여드리기도 하고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죠. 열심히 조사하고 알려드리는 만큼 점주님들도 자연스럽게 정보를 체득하시고 운영하는 데 참고하신답니다.
새 점포를 오픈한 점주님들께 정말 큰 힘이 되겠어요.
부끄럽지만, 작년에 담당한 점포의 점주들님께서 저를 ‘하나님’이라고 불러주셨어요. (웃음) 슈퍼를 운영하시다 CU로 변경 오픈하신 노부부 점주님들이셨는데, 아무래도 일반 슈퍼와 편의점의 운영 방식이 크게 다르니 하나부터 열까지 상세히 알려드렸거든요. 처음에는 편의점을 다소 부정적으로 생각하셨던 분들께서 저를 만나시더니 “우리 점포에 하나님이 오셨다”고 해주시는 거예요. (웃음) “에이, 달리 대단할 것도 없는 제가 하나님이라니요”라며 웃었더니 “저희들에게는 하나님이나 다름없어요” 하시더라고요. 저도 열심히 교육해드렸지만 무엇보다 하나라도 더 배우시려는 점주님들의 열정이 정말 인상 깊고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 있네요.
신점 SC가 꼭 갖춰야 할 자질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책임감과 사명감, 그리고 꼼꼼함을 겸비해야 합니다. 신점 SC가 점포를 어떻게 교육하고 지도하는지에 따라 추후 점포가 영업부로 이관되었을 때 점포의 기본기가 잘 다져져 있는지, 경영 방침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그대로 드러나니까요. 새로운 점포의 골격을 처음부터 제대로 세운다는 사명을 갖고 최대한 완벽하게 교육하려 노력해야 해요. 만약 신점 SC에게 부족한 부분이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점주님들께서도 가감 없이 말씀해주세요. 새로운 신점 SC에게도, 궁극적으로는 점주님들께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내내 신점 SC를 수행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역량이 늘어났다고 생각하시나요?
신점 SC는 일반 SC에 비해 담당 점포도 적고 계약 업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업무가 다소 쉬울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직접 신점 SC로서 발로 뛰어보니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입사 이래로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던 한 해였으니까요. 신점 SC는 보통 연차가 높은 분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만큼 CU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또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는 직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점 SC로 일하면서 하나의 점포를 오픈하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지 비로소 깨달았어요. 개발팀, 시설팀, 권역지원팀, 운영지원팀, 인테리어·중집기·전기업체 등 정말 많은 사람의 노력이 투입되지요. 사람 사이에서 일하다 보니 의견을 조율해야 할 때가 많고, 그때마다 소통 능력이 정말 일취월장하는 것을 느낍니다. CU의 탄생을 직접 경험하는 만큼 아는 것도 보이는 것도 많아지고요.
신점 SC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마디 남기신다면요?
신점 SC는 짧으면 1년, 길어야 2년 정도 할 수 있는 특별한 직무입니다. 3개월마다 기존 점주님들과 헤어지고 또 새로운 점주님들을 만나면서 사람 경험과 현장 경험을 두루 체득할 수 있는 일이고요.
만약 희망 직무에 ‘신점 SC’를 써넣으시려는 분이 있다면 꼭 자세히 알려드리고 싶어요. 정보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신점 SC만이 느낄 수 있는 의욕과 열정, 그 짜릿한 성취감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안영주 책임’s PICK!
①
줄자요? 여기요!
신규 점포를 오픈한 뒤 가장 많이 들어오는 요청이 바로 집기의 도입이나 추가 공사 건입니다. 규격에 맞는 정확한 집기를 도입하거나 공사 견적을 의뢰할 때 제일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정보가 ‘수치’이기에 줄자를 필수적으로 갖고 다닌답니다.
②
커피까지 주시다니요, 다회용 컵슬리브
신규 점포를 방문하면 점주님들이 가장 먼저 건네시는 것! 감사하게도 ‘커피’입니다. 최근까지는 아이스커피를 정말 많이 내려 주셨는데요. 환경도 보호할 겸 컵슬리브를 챙겨 다니고 있습니다. 슬리브에는 제 정체성을 담아 귀여운 와펜을 수놓았답니다. 제가 밥보다 빵을 좋아한다는 사실, 슬리브만 봐도 아실 수 있겠죠?
③
점주님, 이것만 보시면 돼요! 라벨 프린터기
신규 점포에 방문할 때면 가장 먼저 점주님들께 비상연락망과 명함을 드립니다. 하지만 명함을 잃어버리시는 일도 있고, 상황이 급할 때면 비상연락망조차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지요. 그래서 저는 POS나 OPC에 라벨 스티커로 제 전화번호를 뽑아 부착해드립니다. 나름의 소소한 아이디어였는데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