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세계, 딱 기다려

매거진 2023.11.15

  

해외여행 우리나라 브랜드를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을 넘어 자부심까지 들죠. 요즘은 CU 쉽게 마주할 있습니다. 몽골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도 CU 중심으로 K-편의점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죠. 대세에 힘입어 CU 내년 상반기 카자흐스탄 1호점도 개점하는데요. 글로벌 500호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BGF리테일 해외사업운영팀 정현석 수석을 만나봤습니다.

 

 

 

 

CU가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에 진출하면서 그간의 해외 진출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첫 진출 국가인 몽골에서의 편의점 1위를 발판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최단기 100호점을 돌파하며 CU의 글로벌 경쟁력을 전 세계에 입증하는 계기가 됐죠.

 

특히 말레이시아의 경우 한류 열풍이 K-편의점으로까지 확산돼 CU 인기도 고공행진 중입니다. 하지만 국내와는 사뭇 다른 환경에서 ‘CU다운상품과 영업력을 전수하는 쉽지만은 않은데요. 이때 현지 파트너사와 긴밀히 소통하며 점포의 개점부터 관리까지 책임지는 곳이 바로 BGF리테일 해외사업운영팀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편의점 업계와는 달리, 해외 시장은 아직 개척할 곳이 많아블루오션 같다고 말하는 정현석 수석. 말레이시아에서 글로벌하게 돌아가는 그의 일상을 함께 들여다볼까요? 

 

 

  

수석님은 말레이시아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해외사업 업무는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저는 지난 7년간 BGF리테일에서 영업팀장으로 근무해왔어요. 말씀하신 대로 해외사업 업무는 이번이 처음인데요. 현재 말레이시아 파트너사에서 오퍼레이션 관련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CU의 매출 향상을 위해 국내의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역할이라고 말할 수 있죠. 제가 제안한 아이디어로 점포가 개선되고, 그것이 곧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때 보람을 느낀답니다.

 

 

출근부터 퇴근까지의 스케줄이 궁금해지는데요.

아침에 일어나면 화상영어를 진행하고, 저녁에는 미드나 영상물을 보면서 꾸준히 영어 실력을 키우고 있어요. 출근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CU의 전날 매출을 확인하는 건데요. 최근에 리뉴얼하거나 영업시간을 확대한 점포 위주로 분석하죠. 오전에는 미팅 스케줄이 많은 편이에요. 한국에 있는 해외사업실과도 매주 화상미팅을 통해 업무를 공유하거든요. 점심을 든든히 먹고 나서는 점포를 한 바퀴 돌면서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어떻게 리뉴얼할 건지 현지 직원들과 머리를 맞댑니다. 퇴근 후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의 영상통화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 중 하나인데요. 매일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에너지를 충전한답니다.

 

 

국내사업 업무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을 꼽는다면요.

일명 ‘말레이시아 타임’이 존재한달까요? 한 번은 점포 방송 시스템인 ‘CU 온에어’를 매장에 적용하면 좋을 것 같아 고객지원팀의 도움을 통해 현지에 공유하기로 한 적이 있어요. 당초 3주 정도 예상했던 일이 결국 두 달이나 걸렸죠.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와 달리, 매사 느긋한 현지 직원들과 업무 처리 속도에서 차이가 있더라고요.

확실히 우리나라가 인프라나 시스템이 잘 갖춰진 것 같아요. 말레이시아에서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깨달은 점이죠. 특히나 체계적인 경영관리 시스템이나 툴,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이 큰데요.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파트너사와 평소 더 자주, 더 많이 소통하려 노력합니다.

 


 

해외사업운영팀에서 근무하려면 어떤 능력이 가장 필요한가요?

기본적으로 친화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어야 해요. 아무래도 해외에서 일을 하다 보면 현지 파트너사와 소통해야 할 일이 많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말레이시아 공용어로서 영어실력은 필수죠. 매사 솔선수범하는 자세도 필요한데요. 그래야 현지 직원들도 새로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말레이시아 최단기 100호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는데요. 현재 CU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요?

얼마 전 국내의 여러 신문사에서 찾아와 말레이시아 CU를 촬영한 적이 있어요. 기사가 나간 후 가족과 지인들로부터 많은 연락이 와서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CU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어 기뻤죠. 지금 말레이시아에서는 한류 열풍이 크게 불고 있어요. 현지 직원들도 K-팝을 따라 부르고, K-드라마를 챙겨볼 정도니까요. 그래서인지 말레이시아 국민들도 미디어에 노출된 CU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특히 드라마 등에 곧잘 등장하는 떡볶이나 닭강정, 핫도그 같은 K-푸드를 CU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인기가 좋습니다. 말레이시아 고객의 니즈가 반영되면서 점차 점포가 늘어났고, 그 성원이 결국 1등 K-편의점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어요.

 

 

CU가 입성하기 전, 말레이시아 편의점의 첫인상도 궁금해요.

말레이시아에 도착해 처음 만난 편의점은, 음… 마치 우리나라 10년 전 편의점 같았어요. 그래서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갖게 됐고요. 우선 타깃 점포를 선정해 매출 상승에 노력했습니다. 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힘을 실어야 현지 파트너사와의 우호 관계가 단단해질 거라 판단했거든요. 

일단 시식공간부터 확대했어요. 현지에서 CU는 곧 ‘먹으러 가는 곳’이에요. 한마디로 식당형 편의점이라고 말할 수 있죠. 주변에 편의점이 많다면 당연히 시식공간이 있는, 기왕이면 넓은 곳으로 갈 테니까요. 점포를 개선할 때마다 시식공간을 염두에 두고 레이아웃을 구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상품 재고와 SKU(취급 품목)를 늘리면서 상품 차트를 재조정하는 한편, 입지별로 맞춤 행사도 진행했는데요. 그 결과 일 평균 매출이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어요. 영업시간을 17시간에서 24시간으로 확대한 점포에서는 야간 매출과 일 매출이 동시에 뛰어올랐고요. 현지 인건비를 감안하면 엄청난 쾌거였죠. 기존 말레이시아 편의점의 틀을 뒤집는 혁신 덕에 CU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24시간 편의점을 운영하게 된 과정과 현지 반응에 대해 들려주세요.

원래 편의점은 24시간 운영이 기본이잖아요. 처음 말레이시아에 와서 놀란 게 경쟁 점포의 영업시간이 더 길더라고요. 그래서 현지 SC들에게 경쟁 점포의 영업시간을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고, 그중 가능성이 있는 점포를 골라 24시간 운영으로 변경했습니다. 사실 영업시간을 확대한 시간에만 매출이나 객수가 상승하는 건 아니거든요. 밤에 왔던 고객이 아침이나 점심에도 방문할 수 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일 매출이 크게 상승했고, 고객들도 밤늦게 멀리까지 가지 않고도 편의점을 이용하게 됐다며 반응이 뜨거워요.

 

 

식당형 편의점답게 먹거리 상품의 라인업이 화려할 것 같은데요. 말레이시아 CU에서만 먹을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해주신다면요. 

닭강정이 부동의 매출 1위이고요. 그 외에 떡볶이나 튀김만두, 핫도그, 소프트아이스크림이 인기인데요. 저는 현지 데일리 먹거리로 개발한 시그니처 락사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락사는 말레이시아 전통음식으로 생선이나 닭 육수에 코코넛밀크를 넣어 부드러우면서 살짝 매콤한 맛이 일품이거든요. CU표 락사는 한국인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레벨 1단계의 현지식이랍니다. 말레이시아에 오시면 꼭 드셔보세요.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외 기업들이 많을 텐데요. CU만의 글로벌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국내 편의점에서 이미 1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만의 노하우와 저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편의점을 운영하는 회사잖아요. 최근에는 YG플러스와 K-팝 마케팅 협약을 체결하고 CU의 글로벌 매장을 K-문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고요.

그렇다고 ‘K’만을 강조하지는 않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생활 문화가 제대로 녹아 있어야 현지 고객들이 CU를 언제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예컨대 한국 편의점 브랜드라고 즉석조리상품 라인에 K-푸드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현지식 델리 상품을 개발·운영하는 것처럼요. 이렇게 ‘K-문화’와 ‘현지 문화’ 두 마리 토끼를 균형 있게 유지하는 전략이 CU가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향후 5년간 글로벌 500호점 개점이 목표라고 들었어요. 포부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CU 글로벌 편의점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어요. 이에 힘입어 해외사업운영팀은 언젠가는 국내보다 해외 점포가 많아지는 시기를 꿈꿔보곤 하죠. 물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저부터 말레이시아에서 맡은 업무를 더욱 충실히 해내야 하고요. (웃음) CU 세계 곳곳에 진출하면 현지에 파견되는 인력도 점점 늘어날 텐데요. 글로벌 현지 업무란 사업을 기초부터 구상하고 정착시켜야 하는 만큼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보람과 자부심도 큽니다. 기회가 온다면 구성원 여러분도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정현석 수석’s PICK!

 

 

① 

해외에서 번역 앱은 진리

 


 

현지 파트너사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뭐다? 바로 번역 앱이죠. 휴대폰에 세 가지 종류의 번역 앱을 설치해 필요할 때 바로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항상 켜두고 있습니다. 이 친구들만 있으면 식은땀 흘릴 일이 반으로 줄어들거든요.

 

 

 

② 

밥심 충전을 위한 로컬휴대폰

 


 

한국인은 밥심으로 일하죠.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말레이시아 현지 식당에서는 카드 결제가 안되는 곳이 많은데요. 로컬휴대폰에서만 가능한 별도의 페이 사용이 일상입니다. 휴대폰만 잘 챙겨도 최소 밥 굶을 일은 없다는 사실!

 

 

 

③ 

자외선과 헤어질 결심, 선크림 

 


 

현지 점포를 관리하다 보면 외근 나갈 일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무더운 동남아시아 나라다 보니 아무래도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바르지 않았던 선크림을 이곳에 와선 챙겨 바르고 있답니다. 피부는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