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범인은 바로! 콜라보레이션

매거진 2023.07.11

 

같은 CU이지만 다른 점포에 들러봅니다. 같은 상품이지만 구입하죠. 도대체 왜냐고요? 우리를 CU 다시 들르게 하고, 같은 상품도 또또 구매하게 하는 범인! 바로 콜라보레이션입니다. BGF리테일 상품개발팀 김광민 책임에게 콜라보레이션의 모든 것에 대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과자 봉지를 뜯자마자 열심히 뒤적여 양념이 가득 묻은 손으로 ‘따조’부터 꺼냈습니다. 조금 자라서는 포켓몬빵을 잔뜩 사와 ‘띠부띠부씰’을 모았죠. 물론 “내용물은 왜 먹지도 않느냐”며 부모님께 등짝 스매싱을 맞기도 하고, 기껏 모은 아이템을 잃어버려 펑펑 운 적도 있습니다만 X세대부터 MZ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일들은 즐거운 추억입니다. 공책 가득 붙인 띠부띠부씰을 감상할 때면 마치 내가 포켓몬스터 주인공 지우인 것 같은 착각도 들었으니까요. 그것은 보통의 수집욕과는 달라서 만화 속에 성큼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설렘을 동반했죠.

 

BGF리테일 상품개발팀에서 일하는 김광민 책임은 말하자면 이와 같은 설렘을 기획하는 MD입니다. 콜라보레이션 대상을 선정하고, 컨셉을 기획하고, 일정을 관리하고, 마침내 출시까지 완수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에는 <명탐정 코난: 흑철의 어영> 개봉을 맞이해 4종의 상품을 야심차게 내놓았습니다. 상품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담은 76종의 홀로그램 스티커를 넣어 팬들의 수집욕을 자극했죠.

 


 

무려 30 가까이 연재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스테디셀러, <명탐정 코난> 주인공은 당연히 코난(남도일)입니다. 고등학생인 남도일은 소꿉친구 유미란과 함께 놀다 귀가하던 도중검은 조직 의해 정체모를 알약을 먹고 초등학생 체구가 되어버리죠. 우여곡절 끝에 남도일은 코난이라는 이름으로 미란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탐정사무소에 얹혀 살며 각종 사건을 해결해 나갑니다. 도무지 정체를 없는 범인을 뛰어난 추리력으로 추적하는 과정을 보면 만화에 탄복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극장판 애니메이션 개봉 횟수만 헤아려도 26번에 달하지만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습니다. 

오래된 마니아들이 많은 만큼 <명탐정 코난>과의 콜라보레이션은 기획부터 섬세했습니다. 이미 작품 관련 각종 콜라보레이션을 접했던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죠. 코난 콜라보레이션 사상 최초로 주인공 코난이 아닌, 범인에게 주목 것은 그래서입니다검은 조직의 음모가 담긴 미스테리한 소스로 만든코난의 비밀 주먹볼 그렇게 탄생할 있었죠. 겉만 봐서는 어떤 소스인지, 무슨 맛인지 전혀 없습니다. 블랙 컬러에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는 패키지를 접하면 마치 코난이 내용물을 추리하게 되죠. 검은색 쫄쫄이를 입고 얼굴을 알아볼 없게 등장하는 범인을 모티프로코난 구운란 2 내놓았고요. 범인의 얼굴을 상상해 구운란에 그려넣거나 스티커를 붙여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밖에도 탐정 사무소 건물 카페 포와로의 대표 메뉴를 만화 레시피 그대로 구현한안기준의 샌드위치’, 남도일을 아이의 모습으로 변신시킨 원흉인 비밀 알약을 현실화한코난 사과맛 젤리 콜라보레이션 4종은 모두 철저하게 <명탐정 코난> 세계관 입각해 기획됐습니다.


 

캐릭터의 세계관을 철저하게 따르되 새로운 상품으로 팬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이러한 전략은 사실 CU에서 진행하는 모든 캐릭터 콜라보레이션의 원칙이자 기준이기도 합니다. 김광민 책임은 “상품 기획 이전에 캐릭터의 특성과 세계관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 말합니다. 출시까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도 걸리는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준비 작업에서도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죠.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콜라보레이션 상품들도, NC소프트의 자체 캐릭터 ‘도구리’와 해낸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도 바로 이러한 원칙을 고수한 결과였습니다.

그저 디자인이 예쁘거나 인기가 많은 캐릭터라고 해서 무작정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스토리 라인이 살아 있고, 세계관에 깊이 몰입할 있을 만큼 재미있는 상품을 개발할 있는지가 콜라보레이션 진행 여부를 가름하죠.”


 

CU에서는 지난해 캐릭터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12배나 증가했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대중의 애정이 수치로 나타난 것인데요. 맛이나 품질, 가성비는 기본이고 여기에 소장가치까지 충분한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상품은 앞으로 무슨 컨셉이 나올지 모른다는 점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같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상품이 우리의 덕심을 저격할까요? 모든 덕후들의 과몰입을 위하여, CU 콜라보레이션은 계속됩니다!

 

 


 

캐릭터 선정은 어떻게

먼저 BGF리테일 빅데이터팀과 협업하여 구글이나 네이버 등의 대표적 검색엔진이나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의 검색어 비중을 면밀히 조사합니다. 이 분석자료를 통해 시황을 파악하고 콜라보레이션 타깃을 설정하죠. 개인적인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수시로 현장 조사를 나가는 한편, 아이나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눌 때조차도 요새 어떤 캐릭터가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지 귀 기울여 듣죠. ‘핫’한 캐릭터가 있다고 하면 절대 지나치지 않아요.

 

상품 기획은 어떻게

협업할 작품이 정해지면 해당 캐릭터의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권)를 관리하는 콘텐츠기업과 협의하여 사용 범주를 정하고 컨셉을 잡습니다. 컨셉에 따라 상품을 기획하는데, 모든 상품을 콘텐츠기업과 협의하여 세계관에 충실하도록 조정합니다. 적게는 4종, 많게는 15종 정도의 상품을 기획하죠.

 

시간은 얼마나

출시까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만 보통 3개월 정도로 잡습니다. 이 짧은 시간 내에 컨셉 설정, 상품 기획과 개발, 패키지 디자인, 상품 출시가 이뤄져야 하죠. 트렌드는 눈 깜짝할 새 변해요. 너무 길게 끌면 적절한 타이밍을 놓칠 수 있으니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어려운 점은

촉박한 시간 안에 많은 일이 결정되어야 하니 일정 관리가 가장 어렵습니다. 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디자이너, MD, 마케터, 영업담당자 등 많은 사람과 소통해야 하죠. 상품이 출시되었다고 해서 끝은 아닙니다. 마케팅과 이벤트까지 제대로 마쳐야 비로소 제 임무가 완결된다고 할 수 있죠.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위해 열과 성을 쏟고 있답니다.

 

업무의 보람

블로그나 SNS 온라인상에서 제가 기획한 의도대로 고객들이 화답하는 모습을 접할 때가 가장 기쁩니다. “캐릭터의 특성을 살린 제품이다”, “덕분에 몰입된다”, “종류별로 모으고 싶다등의 피드백을 때면 정말 뿌듯합니다. 고객들의덕력 폭발할 있게끔 앞으로도 정진하겠습니다. CU만의 특별한 상품들을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