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에서 만나요] 한국형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 배치1' 출시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매거진 2023.02.27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증류소 #도정한 대표 & 앤드류 샌드 디스틸러 #한국을 새로운 위스키 성지로!

우리 사계절이 숙성한 

싱글몰트 ‘기원 배치1’

위스키 증류소 쓰리소사이어티스 

도정한 대표 & 앤드류 샌드 디스틸러




우리나라 최초의 위스키 증류소 ‘쓰리소사이어티스’가 첫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 배치1’을 출시했습니다. ‘기원 배치1’은 당화, 발효, 증류, 숙성의 위스키 제조의 전 과정이 한국의 사계절 안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한국적인 캐릭터가 담긴 세계적인 수준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만든다’는 쓰리소사이어티스의 철학과 자부심을 고스란히 담았으니까요.

 

쓰리소사이어티스 도정한 대표와 앤드류 샌드(Andrew Shand) 마스터 디스틸러를 만나 기대작 ‘기원 배치1’과 그들의 원대한 꿈 ‘위스키 강국, 한국’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증류소 


몰트(Malt)는 보리에 수분을 줘 싹을 틔운 맥아입니다. 우리나라 엿기름과 비슷하죠. 오로지 맥아만 발효해 만든 위스키를 몰트 위스키, 그 중에서도 다른 증류소의 원액을 섞지 않고 한 증류소에서 만든 몰트 위스키를 ‘싱글몰트 위스키’라고 하죠. 싱글몰트 위스키는 부드러운 목 넘김과 깊고 풍부한 풍미로 팬심이 두터운 술입니다. 



“왜 한국산 싱글몰트는 없을까?” 위스키 애호가들의 아쉬움에 ‘그럼 내가 만들어보자’는 포부로 증류소를 차린 이가 있습니다. 투명한 호박빛 술, 위스키의 매력에 취했다는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입니다. 

 

도정한 대표는 수제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의 설립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맛있는 맥주를 경험하게 하자’는 마음으로 프리미엄 수제맥주를 만들어 이름을 알린 그가 맥주 다음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 바로 위스키입니다. 세계적인 품질의 한국형 위스키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곧바로 증류 전문가를 찾아 나섰고, 스코틀랜드 출신의 마스터 디스틸러(Distiller, 위스키 증류 전문가)이자 마스터 블렌더(Blender, 다양한 위스키 원액을 섞어 최상의 향미를 찾는 전문가) 앤드류 샌드와 손을 잡았습니다.



마스터 디스틸러 앤드류 샌드는 올해로 경력 44년의 위스키 명장입니다. 위스키 제조를 가업으로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1980년부터 위스키 증류 일을 시작해 지금껏 최상의 위스키를 만드는 전문가로서 경력을 쌓았죠. 스코틀랜드 글렌리벳, 일본 니카 증류소 등에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위스키를 완성해온 그가, ‘한국만의 개성을 담은 고품질 위스키를 만들자’는 도정한 대표와 의기투합해 설립한 싱글몰트 증류소가 바로 쓰리소사이어티스입니다. 

 

그리하여 2020년, 쓰리소사이어티스는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녹촌리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남양주였을까요? 증류소 입지를 선정하기 위해 전국을 탐사한 결과,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가 극단적인 환경의 남양주가 바로 제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위스키 원액은 오크통에서 숙성합니다. 오크통은 더운 날엔 팽창하면서 술을 머금고, 날씨가 추워지면 수축하며 술을 뿜어내 위스키에 오크 향미가 배게 하죠. 남양주는 분지라 여름엔 평지보다 더 덥고, 겨울엔 더 추운 최상의 조건을 갖췄어요. 또 위스키는 몰트와 물, 효모가 기본인데 남양주는 무엇보다 물이 참 좋아요. 그러니 한국형 위스키 증류소로는 최적의 환경이지요. -도정한 대표


날씨와 기온 변화는 위스키의 향미에 큰 영향을 줍니다. 스코틀랜드는 사계절 기온 차가 크지 않고 연중 온화한데요. 그에 비해 한국은 겨울은 매우 춥고, 여름은 아주 덥죠. 기온이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만큼 오크통은 더 활발하게 숨을 쉽니다. 그래서 스코틀랜드보다 한국에서 위스키 숙성 속도가 2~3배 정도나 빨라요. 44년간 위스키 디스틸러로 일하면서 이렇게 빠르게 또 만족할 만한 품질의 위스키를 얻어본 적이 없어요. 정말 놀랍죠. – 앤드류 샌드 마스터 디스틸러




한국형 위스키에 대한 신념


도정한 대표와 앤드류 샌드 디스틸러가 증류소를 설립하면서 내건 목표는 ‘한국의 맛’과 ‘최상의 품질’ 구현이었습니다.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는 한국의 맛에 대한 정의부터 최상의 품질을 얻기 위한 생산 과정까지 타협 없이, 처음 신념 그대로 위스키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상차림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죠. 고소함, 단맛, 매운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복합적인 매운맛은 물론 반찬이 담은 다양한 플레이버(Flavor)들도 표현하고 싶었죠. 한국적인 맛에 바닐라향, 오크향 등이 조화로운 위스키야말로 한국적인 개성을 잘 담아낸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 앤드류 샌드 마스터 디스틸러


위스키는 크게 5단계를 거쳐 탄생합니다. 물에 불린 보리를 건조하고 발아시키는 ‘몰팅’, 맥아(발아 보리)에서 엿기름을 추출하는 ‘당화’, 당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맥아즙에 효모를 섞어 알코올을 생성하는 ‘발효’, 발효 후 액체를 증류기에서 가열하는 ‘증류’, 증류 후 얻은 원액인 스피릿을 오크통에 담는 ‘숙성’의 단계를 통해 완성되죠.


쓰리소사이어티스는 위스키 본고장 스코틀랜드의 고품질 몰트만 원료로 쓰고, 역시 스코틀랜드의 유명 증류기 회사 ‘포사이드’에 맞춤 제작해 두 대의 증류기를 설치하는 등 최상의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공들였습니다. 몰팅, 당화, 발효, 증류, 숙성 등 전 단계를 앤드류 디스틸러가 일일이 직접 체크하며 품질의 일관성을 위해 힘쓰고 있죠. 




쓰리소사이어티스는 2020년 10월 한국의 맛을 담은 첫 번째 작품, 프리미엄 진 ‘정원(Jung One)’을 출시했습니다. ‘정원’은 오크통 숙성 전 단계의 스피릿을 담은 맑고 투명한 술입니다. 진 고유의 특징을 만드는 주니퍼베리, 고수 씨앗, 계피, 카다멈에 한국적인 개성을 입히기 위해 어린 삼, 깻잎, 초피나무 열매, 솔잎을 더했죠. 프리미엄 진 ‘정원’의 출시로 한국적인 맛을 표방하는 쓰리소사이어티스의 원대한 포부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정규작 ‘기원 배치1’


2021년 9월 쓰리소사이어티스는 첫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 호랑이 에디션을 출시합니다. 호랑이 에디션은 원액을 오크통에서 13개월 숙성한 술인데요. 그 이듬해 4월에는 호랑이 에디션을 7개월 추가 숙성한 유니콘 에디션을, 같은 해 9월에는 유니콘 에디션을 6개월 추가 숙성한 독수리 에디션을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호랑이, 유니콘, 독수리로 이어지는 3개의 에디션 모두 같은 스피릿을 숙성한 제품입니다. 같은 스피릿이라도 한국의 사계절을 거치며 숙성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풍미를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기원은 출시와 함께 좋은 소식이 많았습니다. 호랑이 에디션이 국제주류품평회(IWSC)에서 동상을, 유니콘 에디션이 20개월 숙성만으로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 싱글몰트 위스키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주류업계의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2023년 2월, 기원의 첫 정규 작품 ‘배치(Batch)1’이 출시를 알렸습니다. 기원 배치1은 버진 아메리칸 오크에서 숙성한 싱글몰트 위스키로 풍부한 오크, 캐러멜 향과 더불어 한국적인 캐릭터의 스파이시한 여운이 특징이죠. 앞으로 숙성 캐스크(나무통)를 다르게 하여 배치1, 배치2, 배치3 등 색다른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원 배치1은 한국적인 캐릭터를 살린 세계적인 수준의 싱글몰트 위스키라고 자부합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캐나다, 유럽 등 세계 위스키 시장에 3월부터 순차적으로 수출 예정입니다. 이번에 출시하는 배치1과 앞으로 나올 배치 시리즈는 완전히 다를 거예요. 얼마나 숙성하는지, 어떤 배럴을 쓰는지에 따라 술의 향미와 매력이 달라지니까요. 기원 배치 시리즈를 출시할 때마다 하나씩 테이스팅하면서 자신의 위스키 취향을 찾는 여정도 흥미로울 거예요. - 도정한 대표



‘위스키 성지, 한국’을 꿈꾸며


지난해부터 위스키 열풍이 뜨겁습니다. 편의점 위스키 오픈런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죠. 위스키가 ‘아저씨의 술’ ‘마니아의 술’에서 벗어나 젊은층도 즐겨 마시는 ‘힙’ 술로 발돋음한 것입니다. 도정한 대표는 이런 분위기가 누구보다 반갑습니다.


프리미엄 수제맥주 브랜드를 운영하며 느낀 점이 있어요. 수제맥주를 마셔본 사람들은 더 좋은 품질의 맛있는 맥주를 원하게 되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쓰리소사이어티스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 도정한 대표



쓰리소사이어티스는 한국적인 싱글몰트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입니다. 전통 약주나 과실주 등을 담았던 통을 활용해 위스키를 만들고, 한국의 참나무 중 신갈나무, 떡갈나무로 배럴(각종 스피릿 등의 숙성용으로 제작된 커다란 나무통)을 만들어 그 안에 스피릿을 넣어 숙성하는 실험을 하죠. 


감귤, 사과, 고추 등 한국산 부재료를 숙성 과정에 넣어 보기도 하고, 국산 보리는 수입 보리에 비해 양조용으로 품질이 떨어지지만 위스키 제조에 맞는 국산 보리를 재배하기 위해 보리밭을 가꾸기도 합니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독창적이면서 한국적인 고품질 위스키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한국의 맛을 잘 표현한 위스키를 만드는 게 목표에요. 위스키 생산지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일본이 유명한데요. 품질 좋은 위스키를 만드는 나라의 대열에 한국이 합류하길 바랍니다. - 앤드류 샌드 마스터 디스틸러


좋은 위스키를 찾을 때 자랑스럽게 추천할 수 있는 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으레 찾게 되는 우리 위스키. 도정한 대표의 변치 않는 신념처럼, 쓰리소사이어티스가 품질 좋은 한국형 위스키의 메카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가 되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