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눔이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 되길 바랍니다
화곡이슬점 주성태 점주님
나누기 전에는 모릅니다. 나눔이 얼마나 사람을 설레게 하는지 말입니다. 또 얼마나 갈증이 일게 하는 지도요. ‘삼각김밥이 간다’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우리 이웃들에게 도시락과 삼각김밥, 가공유 등을 전달한 주성태 점주도 주면 줄수록 더 주고 싶어 애가 타는 나눔의 마법에 걸려버렸습니다.
평일 오후 화곡이슬점을 찾았을 때, 주성태 점주는 매대 정리로 분주했습니다. 모든 상품이 반듯하게 줄을 맞추고 있는데도 주성태 점주에게는 성이 차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편의점 운영 경력 15년 베테랑 점주의 눈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것이죠. 화곡이슬점 점주뿐만 아니라 CU경영주협의회장, (사)한국담배판매인회 강서·양천조합장 등 활동으로 손발이 분주한 와중에 그가 ‘삼각김밥이 간다’ 코너를 신청한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조합 일을 하다 보면, 지자체에 방문할 일이 많아요. 그러던 어느 날, 구청 주무관으로부터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너무 많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도울 길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순간 ‘삼각김밥이 간다’ 코너가 머리를 스치더라고요. 그래서 하명수 SC에게 참여 의사를 내비쳤고, 오늘 이렇게 결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삼각김밥이 간다’ 코너 주인공이 되었지만 주성태 점주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이웃에게 먹을거리를 지원하기 위해 강서영업부와 조합의 손도 빌렸죠. 그렇게 해서 총 60만 원의 지원금이 모였습니다.
그리하여 주성태 점주가 준비한 먹을거리는 도시락, 반찬, 삼각김밥, 가공유 180여 개. 14명의 이웃에게 도시락 2개와 반찬 2개, 삼각김밥 4개, 가공유 5개씩을 지원할 수 있는 분량이었습니다. 도시락이 담긴 박스가 차 트렁크에 다 들어가지 못해 뒷좌석까지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양이었죠. 도시락을 한가득 싣고 동주민센터로 가면서, 주성태 점주는 시종일관 웃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오후 3시 30분, 화곡1동주민센터에 무사히 지원 물품이 도착했습니다. 동주민센터에서 최정순 팀장과 직원들도 나와 주성태 점주를 반겼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주민분들이 편히 물건을 가져갈 수 있도록 주성태 점주는 팔을 걷어붙이고 손수 도시락과 반찬, 삼각김밥, 가공유 포장을 도왔습니다.
“오늘 물품을 지원받을 분들은 우리 지역에 사는 50~64세 중장년 독거 어르신입니다. 65세 이상 독거 어르신들은 지자체와 각종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고 계시지만, 50~64세 독거 어르신들은 영양 불균형을 겪고 있음에도 이를 호소할 데조차 없는 실정이에요. 하지만 오늘은 점주님의 도움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에게 도시락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최정순 팀장의 말처럼 평소 제대로 끼니를 챙기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 오늘은 풍성한 양의 도시락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후 4시, 지원 대상 어르신들이 주민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어르신들은 주성태 점장에게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인사를 전했습니다. “참 먹음직스러워 보인다”라며 품에 도시락을 꼭 안고 가는 분도 계셨습니다.
단순히 금전적인 도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손수 지원 물품을 고민하고 준비하고 나르고 전달하는 전 과정에 참여해서인지 주성태 점주는 더욱더 감회가 새로운 듯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로 “부끄럽다”였습니다.
“오늘 이벤트를 진행하고 나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눔이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 되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부끄러움 같아요. ‘왜 더 빨리 찾아오지 못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화곡1동주민센터에서도 주성태 점장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의 기부를 기념하는 현판 증정식이었습니다. 최정순 팀장은 “센터 가까이 있는 CU가 오늘은 더욱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우리 이웃을 위해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인사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주성태 점주는 회사와 SC에 공을 돌렸습니다.
“회사에 좋은 코너가 있었고, 또 여러 사람의 뜻과 정성이 모여 오늘 행사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강서영업부 담당 팀장님과 SC도 물심양면 도와주었고요. 저는 이름 하나 올린 것뿐이에요. 앞으로 이웃을 위해 우리 점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지 계속 고민하겠습니다.”
눈길 닿는 곳마다 꽃망울이 터지는 봄입니다. 도시락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리 이웃들의 눈에는 이 꽃들이 평소보다 선명하고 풍성하게 보였을 것입니다. 주성태 점주의 말처럼 나눔이 일상이 되어 우리 이웃들에게 웃을 일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