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편의점 디저트 꽉 잡은 스낵식품팀과의 만남

매거진 2025.02.13

 

어느 때부터인가 편의점 디저트의 퀄리티가 높아졌습니다. 부드러운 생크림 가득 들어 있는 각종 빵류며 최근 SNS 뒤덮은 수입 초콜릿, 게다가 CU만의 PB 상품까지. 고급 제과점 못지 않은 비주얼과 맛에 구경할 재미가 나죠. 차원이 다른 상품으로 편의점 디저트 수준을 상향평준화 시켜버린 팀이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달콤한 이름, 스낵식품팀을 만나봅니다.

 


 

 

(왼쪽부터) 송윤선 책임, 류진영 책임, 김고니 책임, 조준형 팀장, 한정주 책임, 신은지 책임, 박민수 수석

 

 

뽀얀 ‘반갈샷’으로 대란을 일으킨 연세우유 생크림빵, 트렌드를 귀신같이 캐치한 맛폴리 밤 티라미수 컵, 일단 호기심부터 솟아오르는 수건케이크. CU의 디저트는 이제 우리나라의 문화를 선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번 떴다 하면 인스타그램이며 X와 유튜브까지 휩쓸어 버릴 만큼 화제의 중심에 서곤 하죠. 트렌드의 메카인 편의점 속 상품들 중에서도 가장 어리고 유행에 민감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주로 찾는 스낵·디저트류, 그래서 스낵식품팀은 항상 안테나를 길게 빼놓고 민첩하게 움직이는데요. 덕분에 숙명처럼 ‘달다구리’를 입에 달고 산다지요. 여러 개의 신상품을 빠르게 내놓을 뿐 아니라 맛과 양을 만족시키고 모양과 식감까지 생각해야 하는 스낵식품팀을 소개합니다.

 

 

CU에서 스낵·디저트류를 책임지고 계시죠.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는지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전 국민의 간식을 책임지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BGF리테일의 스낵식품팀입니다. 오전에 간단히 요기하기 좋은 빵류를 시작으로 오후를 버틸 힘이 되어주는 달콤한 초콜릿과 아이스크림, 기타 디저트까지 다양한 간식을 개발 및 소싱해요. 특히 편의점 디저트는 어린 연령대의 고객님들에게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기 때문에, 항상 푸드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 새로운 맛과 상품을 개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CU는 디저트 맛집으로 이름나 있기도 하죠. 몇 가지 자랑해 주세요!

아무래도 가장 유명한 제품은 연세우유 생크림빵일 테지요. 2022년 1월 출시한 이래로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출시 한 달여 만에 50만 개 이상 판매됐고, 지금까지 누적 판매 6천만 개를 돌파하면서 편의점 디저트의 위력을 보여주었어요. 가까운 지난해에도 롱런하는 제품들이 많이 탄생했고요.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비롯해 베이크하우스 405시리즈, 맛폴리 밤 티라미수 컵, 수건케이크 등이 연세우유 생크림빵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은 늘 다급하고 긴장되지만 이렇게 기억에 남는 상품이 많아 보람차기도 합니다.

 

 

그동안 ‘대박’ 상품을 여럿 출시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지금껏 만들어온 상품들 가운데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추억을 남긴 상품이 있다면요?

맛폴리 밤 티라미수 컵이 역대급이었습니다. (웃음) 엄청나게 화제를 모은 만큼 짧은 시간 내에 레시피를 확정하고, 원료를 구하고, 생산까지 맞춘다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 하지만 그만큼 이슈가 되고 매출도 많이 올린 효자 상품이기도 했죠. 특히 상품이 출시되고 나서도 리뷰를 비롯한 고객 반응을 반영해 상품을 수정했는데, 그 소식까지 고객들에게 소문 나면서 ‘맛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자’며 2차 소비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팀장님, 수석님, 그리고 우리 팀원들이 모두 고군분투해준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서로 북돋는 탁월한 팀워크가 저희 팀의 성장 원동력이기도 하죠.

 

 

 

 

신상품 출시 속도가 정말 빨라요. 특히 말씀하신 맛폴리 밤 티라미수 컵은 유명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 방송된 거의 직후에 출시되어 놀라웠는데요. 이런 ‘빛의 속도’, 어떻게 가능한가요?

디저트 유행은 그 속도가 무서울 정도예요. 어제까지 분명 바삭한 식감의 간식들이 유행했는데 오늘은 또 부드러운 마시멜로우가 유행하죠. 그래서 스낵식품팀에게 트렌드 읽기란 숙명이자 습관과도 같습니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SNS나 커뮤니티를 수시로 모니터링해 대중이 어떤 간식에 주목하는지 체크하고, 유명 카페 등에서 실제 어떻게 생산하고 있는지 확인하여 현장 방문, 샘플 구입, 테스트 등의 절차를 거치는데요. 이 모든 과정을 매우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죠.

그렇게 상품이 정해지면 개발자와 MD는 제조 가능한 협력사를 찾고 공장에 방문합니다. 이후 함께 레시피를 조정하며 샘플링 작업을 거쳐 상품을 완성시키죠. 개발자와 MD의 전문적인 역량, 그리고 BGF리테일만의 의사결정 구조가 빠른 상품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스피디한 과정 속에서도 꼭 지키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일단 생산 공정에 맞도록 레시피를 잘 조정해야 하고요. 다음으로는 상품을 생산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설비를 갖춘 제조사를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 기획한 상품 대부분이 공장 자동 라인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상품들이에요. 따라서 수작업 공정이 가능한 BGF리테일 전용 공장에서 대부분의 디저트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디저트를 기획하고 출시하다 보면 자주 맛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럼요. 하루에도 몇 번씩 달디단 디저트를 관능평가*하다 보니 단맛에 중독된 것 같습니다. (웃음) 오전에 관능평가를 하게 되면 점심을 거르기도 하고, 오후 관능평가 후 퇴근할 때는 자극적이고 얼큰한 음식이 당기기도 하죠. 이상한 건 쉬는 날에도 단맛 나는 음식을 찾는다는 거예요. 금단 증상이 있을 정도라니 이쯤 되면 중독 아닐까요? (웃음)

달달한 디저트를 계속 평가하다 보니 오히려 상품 출시 즈음이 되면 기피(?)하는 현상이 생기기도 해요. 생크림빵을 준비할 때에는 빵이 먹기 싫고, 케이크를 준비할 때에는 케이크가 먹기 싫고… (웃음) 살짝 질릴 정도로 먹어야 괜찮은 상품이 나온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어요. 저희끼리 장난 삼아 “우리 팀은 가속노화팀”이라며 농담할 때도 있어요.

*음식의 맛을 인간의 감각을 통해 평가하는 것으로 식품 분야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평가법.

 

 

스낵식품팀의 주요 타깃이 MZ세대라 그런지 팀 분위기도 발랄해요. 이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이기에 아이디어도 잘 나오는 것이겠지요?

맞아요. 팀원들 사이 소통이 우선 어렵지 않고, 특히 팀장님께서 저희보다 더 트렌드에 민감하세요. SNS에서 유행하는 이슈나 아이템을 먼저 알려주시기도 하고, 저희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도록 자유롭고 주도적인 회의 분위기를 형성시켜 주시죠.

 

 

 

 

팀장님께서도 인스타그램 등 SNS나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를 주의 깊게 보시나요?

과거에 비해 트렌드 텀이 훨씬 빨라졌다는 게 느껴져요.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유튜브, 틱톡 등도 주시하죠. 최근에는 ASMR을 찍기 좋은 소리 나는 간식류, 특이한 식감이나 형태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니 영상을 더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해외 식품박람회에도 자주 참석해 아이디어를 얻어요. 해외에서 유행하는 디저트가 있으면 1년 안에 반드시 우리나라에도 유입되거든요. 예를 들어 저당 상품의 경우에는 2년 전에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당시 유럽 쪽에서 제로베이스와 저당 식품이 각광받는다는 걸 확인했거든요. 그때 한국에서도 건강 위주의 디저트 상품이 출시되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확산되진 않았죠. 해외 식품박람회를 둘러보면서 ‘머지않아 저당 상품이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하겠구나’ 싶었고, 그래서 라라스윗을 CU에 단독 입점시키는 데 속도를 냈어요. 그 예상이 결국은 적중했고요.

 


 

 

맛도 맛이지만 CU의 디저트는 ‘편의점 디저트는 부실하다’는 편견을 깨 버린 푸짐한 상품 이미지와 내실을 자랑합니다. 스낵식품팀에서 생각하는 ‘CU 디저트’의 특징과 개성은 무엇인가요?

높은 품질,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저희는 원재료에 신경을 정말 많이 써요. 각 상품의 대표 원료 품질을 까다롭게 검증하고, 또 유사 상품과의 철저한 가격 비교를 통해 편의점 디저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습니다. ‘디저트는 역시 CU’라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면 좋겠어요.

 

 

바야흐로 고객들의 디저트 사랑이 뜨거워지는 시즌, 밸런타인데이가 시작되는데요. 이번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스낵식품팀에서도 노력을 기울이셨다고요. 잠깐 소개해 주세요.

이번 밸런타인데이의 컨셉은 바로 ‘무해력’이에요. 세상 무해한 캐릭터 상품을 대폭 출시해 우리 고객님들께 따뜻한 위로를 드리고자 했습니다. 에버랜드의 카피바라(뿌직이·빠직이) 캐릭터와 마니아층을 거느린 리락쿠마 캐릭터 등의 콜라보 상품들, 향수브랜드 비비앙과 유아동 브랜드 로토토베베 콜라보 상품 등 차별화 상품을 대거 마련했어요. 특히 캐릭터의 특성을 살린 부드러운 봉제류 상품이나, 편안한 향의 섬유향수 등 힐링 아이템이 많으니 무해한 가운데 편안한 휴식을 즐겨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캐릭터 상품이 눈에 띄는군요.

최근 데이행사의 경우 연인들뿐 아니라, 가족, 친구, 직장동료, 나아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을 구매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특히 리락쿠마처럼 팬층이 두터운 캐릭터의 경우 굿즈 수집가들 사이에서 품절 대란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고객님들이 나이를 불문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가 높은 일상 속에서 이렇듯 ‘귀여운 무해함’이 자신을 위로하기 때문이지요. 이번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해 CU는 비단 연인들만을 위한 상품이 아닌,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높은 요즘 사회 분위기 속 무해하고 행복한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스낵식품팀이 담당하는 많은 업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소통과 협업이 매우 중요한 업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스낵식품팀 특성상 많은 IP와 제휴한 상품들이 출시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IP별 고유의 특징과 가이드라인을 지키느라 엄청난 수정을 거치거나 중단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특히 일본 캐릭터 등의 경우 세계관이 워낙 탄탄하여 감수 과정이 쉽지 않답니다. 설득에 설득을 거치고 거쳐 상품으로 출시하곤 하죠. 처음 상품 기획의도를 지키려면 MD가 이 과정을 현명하게 조율해야 해요. 이외에도 협력사와 행사, 광고 등 상품 출시와 관련해 협의할 부분이 많기에 정확한 판단과 소통, 협력이 필수입니다.

 


 

 

벌써 2025년 두 번째 달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올해 디저트 트렌드는 어떨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편의점 디저트 상품의 유행주기가 과거에 비해 많이 짧아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인 건, 특이한 식감이나 형태를 갖춘 상품들이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것이죠. 미디어를 쉼 없이 트래킹하면서 고객님들의 취향과 호기심을 저격하는 상품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우선 비스킷·파이·쿠키류는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어요. 올해 CU 만의 PB 비스킷·파이·쿠키 등을 출시해 고객님들의 가성비와 가심비를 충족시켜드리고 싶습니다. 또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건강 기능에 초점을 둔 스낵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요. 이에 CU도 새로운 유형의 겟밸런스드 상품을 론칭할 예정이랍니다. 득템 시리즈, 990 시리즈 등의 가성비 짱짱한 상품들도 기획 중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2025년 스낵식품팀의 목표를 살짝 스포해주세요.

인플루언서들도 못 구해서 안달내는 초특급 히트 상품을 올해에도 여럿 만들어내는 게 꿈입니다. ‘없어서 못 파는’, ‘CU 상품 품귀 현상’! 이런 뉴스 타이틀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네요. (웃음) 그동안 편의점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재미있고 독특한 제품을 계속 만들고 싶어요. 저희 스낵식품팀의 넘버원 팀워크라면 올해도 접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달콤함의 제왕, BGF리테일 스낵식품팀이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당을 빵빵하게 채워드릴게요!

 

 

 

 

 

인터뷰.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글. 김송희

편집. 성지선

사진. 안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