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DIARY] 뮤지컬 배우로 변신하는 전북영업5팀 박미리 책임

매거진 2025.01.20

 

, 노래, 거기다 눈을 없는 스토리까지. 어떤 평범한 상황도 뮤지컬에서는 보다 극적인 장면으로 다시 태어나죠. 여기 그렇게 일상을 뮤지컬처럼, 뮤지컬을 일상처럼 보내는 이가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뮤지컬 배우로 다른 자아를 펼치는 박미리 책임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봅니다.

 


 

 

 

 

 

 

 

 

뮤지컬 보기? 뮤지컬 하기!

“제 취미는 뮤지컬이에요”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어떤 뮤지컬을 좋아하느냐”고 되물어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질문이죠. ‘뮤덕’(뮤지컬 덕후)으로 오해할 만한 얘기잖아요. (웃음) 하지만 반전! 사실 전 뮤지컬을 한 편도 본 적이 없어요. 여기에 또 한 번 반전. 뮤지컬은 본 적 없지만, 뮤지컬 무대 위에 선 적은 있죠! 그러니까 제 취미는 ‘뮤지컬을 보는 것’이 아닌, ‘뮤지컬을 하는 것’이랍니다.

 

 

안녕하세요, ‘뮤지컬 하기’가 취미인 저는 전북영업5팀의 박미리 책임입니다. 원래 흥이 많아 노래하고 춤추기를 좋아해서, 고교 시절부터 소풍이나 축제가 있을 때면 친구들과 팀을 꾸려 아이돌 댄스를 자주 선보였어요. 성인이 되어서도 취미로 방송댄스를 즐길 정도로 춤을 참 좋아했는데요. 3-4년간 댄스 동호회 활동을 하다 보니 좀 지루하더라고요. 다른 댄스를 배워볼까, 아니면 노래를 더 해볼까… 그렇지만 뭔가 제 지루함을 넘어서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어요. 이런 제 마음을 SNS가 어떻게 간파했는지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서 뮤지컬 극단 모집공고를 띄워 주더군요. 6개월마다 새로운 기수로 시작하는 극단이었는데, 이번에는 6기를 모집한다는 공고였어요. 그렇게 총 열두 명이 모인 6기에 저도 끼게 됐습니다.

 

노래와 춤은 익숙했지만 연기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자연히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했죠. 시작은 했으니 중도에 포기하더라도 일단 해보자고 결심했는데, 막상 연습에 들어가니까 동기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매주 수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뮤지컬 배우로 거듭나는 나날이 이어졌죠. 극단을 아끼는 감독님께서 직접 커리큘럼을 갖고 연기와 노래를 가르쳐 주셨어요.

 

 

 

 

 

 

수요일은 뮤지컬 하는 날

첫날에는 노래부터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애창곡을 하나씩 부르고, 돌아가면서 주어진 대사를 한 번씩 해보는 게 시작이었어요. 처음 받은 대본의 촉감이 기억 나네요. (웃음) 역할을 나누고 처음으로 같이 읽어보았는데, 어색했지만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무뚝뚝한 편이지만 열정만은 뜨거운 제 성향을 파악하셨는지 저와 비슷한 역할을 주로 맡기셨어요. 말괄량이나 성격이 활달한 여성 캐릭터들 말이죠. (웃음) 대사 연습을 하면서도 평소의 제가 묻어나서 자연스럽게 연기에 녹아들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제 별명이 ‘도파민 중독자’예요.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거든요. (웃음) 뮤지컬도 그렇게 도전한 취미 중 하나였는데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수요일만 되면 극단 갈 생각에 맘이 설렜으니까요. 어쩌면 직장인에게 가장 힘든 날은 월요일이 아니라 한 주의 정점인 수요일 아닐까 싶은데요. 그렇게 고된 수요일마다 저녁이면 뮤지컬을 하러 간다고 생각하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오후경에는 ‘이제 조금 있으면 노래하고 연기하러 가는구나’ 싶어서 아무리 고된 업무나 불가피한 돌발상황이 생겨도 꿋꿋이 이겨냈습니다.

 

물론 뮤지컬 연습에 매달리면서 스트레스가 아예 없진 않았죠. 특히 대사를 정확히 외우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제멋대로 즉흥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배우와 합을 맞춰 극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절대 대사를 허투루 외우면 안 되거든요. 무대에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동기들과 함께하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게 정말 좋았어요. 업무와 비슷한 면이기도 하죠. 혼자 무언가 성공했을 때보다 동료들과 한 마음으로 좋은 결과물을 냈을 때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잖아요.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우리가 모두 이 프로젝트를 한마음으로 해나가고 있구나’ 실감할 때 뭉클하기도 하고요. 극단 사람들과 함께할 때에도 저는 비슷한 감동을 느낀답니다.

 

 

 

 

 

 

내 안에서 찾은 또 다른 인물 ‘리조’

제 첫 뮤지컬은 <그리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창작 뮤지컬 <하이 스쿨 락>이었는데요. 거기서 저는 여자 일진 무리의 리더인 ‘리조’라는 역할을 맡았어요. 극단 열두 명 모두에게 고르게 비중이 주어져서 누구 하나가 주인공이라고 할 순 없지만, 리조는 순수한 성격의 배역을 못살게 구는, 나름 악역에 가까운 인물이었죠. 왈가닥에 직선적으로 말하는 성격의 배역이라 목소리 톤도 낮았고 대사도 길지 않았어요. 그 점이 저와 좀 비슷하기도 해서 (웃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가장 좋았던 건 소리 지르며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고, 제 고유의 말투를 꾸미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는데요. 다른 역할이었다면 아마 그렇게 잘 해내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야, 닥쳐!”라는 리조의 대사가 기억에 남아요. 주변 인물들이 착한 척을 하면 리조가 “야, 닥쳐!”라며 일갈해서 객석의 분위기를 띄우기도 하거든요. (웃음) 오죽하면 공연을 보러 온 친구들이 “리조가 아니라 너 같았다”고 했을 정도죠. 가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말투가 박미리 그 자체였다고요. (웃음) ‘내가 연기를 그래도 자연스럽게 해냈구나’ 싶어서 정말 뿌듯했어요.

 


 

<하이 스쿨 락>이라는 작품이 정해지고 제 역할 ‘리조’를 받은 후 공연을 준비하는 6개월간 항상 대본을 차에 지니고 다니면서 다른 음악도 전혀 듣지 않았어요. 평소였다면 신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운전했겠지만 공연을 올리기 전까지는 무대에서 제가 부를 노래에만 집중하고 싶었거든요. 리조가 부르는 곡은 총 3곡인데, 완벽하게 부르고 싶었기에 질리도록 그 세 곡만 반복해서 들었어요. 퇴근한 뒤로는 대본을 닳도록 봤고요. 회사에서는 점주님들을 든든히 서포트하는 SC이지만 대본을 손에 드는 순간에는 학교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리조로 완벽히 변신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 덕분이었는지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업무 스트레스도 많이 줄어들었던 것 같아요. 힘든 일이 있어도 ‘집에 가서 어서 연습해야지’ 생각하면 어김없이 퇴근길에 리조의 노래와 대사를 흥얼거리게 되더라고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행복

저는 어떤 목표를 세우면 반드시 이뤄야 하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업무를 할 때에도 해내고 싶은 목표가 생기면 마침내 이뤄낼 때까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그러다 보니 새해에 특별한 계획을 잘 세우지 않고 행복하다는 말도 쉽게 하지 않아요. 일상에서 행복을 실감할 일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행복하다고 느끼려면 진정 자신을 인정해줄 수 있는 성취감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첫 뮤지컬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관객들 앞에서 “리조, 박미리!”라는 이름으로 인사를 드릴 때, 그리고 마지막 뮤지컬 무대에서 동기들과 손을 잡고 인사를 할 때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아, 행복하다!’는 감정이 들더라고요.

 


 

가끔 연기자들이 인터뷰 등에서 “연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할 때가 있잖아요. 저 역시 뮤지컬을 통해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평소의 저는 건조하고 이성적인, 이른바 ‘T’ 성향에 가까운 사람인데 연기를 하면서 울고 웃다 보니 극중 인물의 마음을 절절히 느끼게 됐거든요.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고 이렇게 행동하는구나’ 하고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그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연기의 맛, 그리고 인생의 맛

무대 연기는 TV 연기와는 달라서 자신이 등장하는 장면이 아니더라도 무대 뒤에서 계속 자기만의 연기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관객들이 보지 않는 순간에도 계속 역할에 적합한 모션을 취하고, 상대 배우에게 리액션을 해주어야 하죠. 처음 연기를 배울 때 그게 조금 충격이기는 했어요. 주인공이 아닐지라도 다른 배역에 맞춰 계속 연기를 해줘야 한다는 사실이요. 그리고 생각했죠. ‘이게 연기의 맛이구나’. (웃음)

 

생각을 넓혀 보면 저의 업무도 하나의 무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SC는 누가 보지 않을 때에도 점주님이 매출을 올리실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나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잖아요. 점주님이 요청하지 않은 것까지 찾아서 해야 하고요. 그래야 더 높은 성과를 올리며 SC로서의 역할을 완수할 수 있죠. 따로 또 같이, 내가 주인공일 때에도 그렇지 않을 때에도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뮤지컬이 제게 가르쳐 준 연기의 맛이자 인생의 맛입니다.

 

올해는 새로운 뮤지컬 공연을 준비해요. 앞으로 또 어떤 무대를 펼칠 수 있을지, 이번엔 또 누가 되어볼지 즐겁게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뮤지컬 무대 위 저 박미리 책임의 ‘부캐’를 만나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적극 초대해 드릴게요!

 


 

 

 

 

 

 

인터뷰·공연 사진 제공. 박미리 책임(BGF리테일 전북영업5팀)

글. 김송희

편집. 성지선

사진. 안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