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NOW] CU의 내 집 앞 이동장터 사업 속으로

매거진 2025.01.09

 

전북 진안군 진안읍에 위치한 평촌마을, 마을회관 앞에 커다란 트럭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은 손자를 맞듯이 설레는 얼굴로 하나 둘씩 트럭에 오릅니다. “아유, 너무 좋지. 행복하네.” 웃음 짓는 가운데 장바구니에는 라면이며 생수, 정육, 채소가 차곡차곡 담기고요. 식품이 말라버린 사막 같은 이곳에 작은 오아시스를 틔우는 마법! CU가 생필품을 가득 싣고 출발합니다.

 


 

 

 

‘식품사막’, 들어보셨나요? 말 그대로 식품이 말라버린 곳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1990년대 초 스코틀랜드 서부에서 처음 사용된 말인데요. 라면 하나라도 살 수 있는 조그마한 구멍가게조차 없는 고립된 지역을 뜻합니다. 비단 해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심각하죠. 앱에서 몇 번 터치만 하면 다음날 식료품이 도착하는 도심과는 백팔십도 다르게, 고령화된 농촌에서는 읍내를 벗어나면 식료품점을 아예 찾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전라북도는 식료품 가게가 없는 마을이 마을 전체의 4/5가 넘는 84%를 차지할 정도로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식품사막은 단순히 일상의 불편을 넘어 농촌 주민의 삶을 위협하는 현상이 됩니다. 채소 외에 주민들이 자급자족하기 어려운 과일, 육류, 우유 등의 섭취가 부족해져 영양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화장지와 세제 등 생필품이 부족해지면 당장 위생에도 문제가 생겨 생활의 질이 저하되기도 합니다.

 

 

 

 

 

이용구 책임 식약처에서 이런 식품 사막화 현상을 완화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특히 전라북도 어르신들의 상황이 심각하니, 처음에는 식약처에서 전라북도와 머리를 맞댔다고 하더라고요.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와중에 저희 BGF리테일에 도움을 청한 것이고요.”

 

트럭에 각종 생필품을 싣고 무려 700km 이상을 달려야 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게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4개 마을을 차례로 돌아야 하기에 싣고 간 식료품이 잘 팔릴지, 운영비용은 어떠할지, 재고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주민들에게 실효가 있을지 등 우려도 컸기에 BGF리테일로서는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했지요.

 

이용구 책임 이동장터 1개가 움직이려면 운전기사를 포함해 저희 직원들까지 4-5 정도가 종일 움직여야 합니다. 많은 비용과 품목 부족 등이 예상되기도 했고요. 재고를 넉넉하게 가져가더라도 냉장식품, 특히 채소류나 정육 같은 경우에는 팔리지 않을 경우 바로 폐기해야 하죠. 분명 여러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BGF리테일이 업계 단독으로 구축해온이동형 편의점노하우와 더불어 식료품 하나 구하기 힘든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해소해 드리고자 과감히 결단했습니다.”

 

 


 

 

BGF리테일의 이동형 편의점은 진열대와 냉동고, 냉장 쇼케이스, POS 시스템까지 갖춘 움직이는 편의점입니다. 편의점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각종 신선한 제품을 바로바로 쇼핑할 수 있죠. 그렇게 스낵, 음료뿐 아니라 과일과 채소까지 총 170여 종의 식료품과 생필품을 꽉꽉 눌러 담고, ‘내 집 앞 이동장터’ 플랜카드까지 멋지게 내걸었습니다. 그 사이 전북도청은 4개 마을의 이장님들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이동장터 소식을 전했고요. 슈퍼가 내 집 앞까지 직접 온다는 이야기에 어르신들은 무척 기뻐했습니다. 마침내 도착한 이동장터 트럭을 보시고서는 “군대에서나 본 황금마차가 여기 있다”면서 즐거워하셨답니다. BGF리테일 임직원들의 손을 잡아 주시며 “오느라 고생 많으셨다” “노인들이 보따리 못 들고 힘든데 이렇게 오니까 좋다”며 덕담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최인석 님(평촌마을 이) “마을에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1시간 30분에 한 대 오는 농어촌 버스를 기다려서 읍내로 가야 장을 볼 수 있는데, 거기서 청년들도 들기 힘든 무거운 쌀 가마니나 대용량 화장지 같은 걸 사오기가 힘들잖아요. 이렇게 집앞에서 구매할 수 있으면 너무 좋지요.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일입니다.”

 

이장님의 말씀대로, 이번 이동장터 트럭에는 기존 매가보다 10% 할인한 정육 상품은 물론 가성비 위주의 대용량 생필품이 가득 실렸습니다. 쌀, 김치, 라면, 우유, 화장지 등 꼭 필요한 품목들이 큰 인기를 누렸죠. 실제로 이 품목들은 사전에 부녀회장님이나 마을 이장님들을 통해 실제로 판매하길 바라는 품목을 조사해 꾸린 것이기도 합니다.

 

 


 

 

이용구 책임 처음 나갔을 때는 CU에서 인기가 많았던 PB상품들이나 간식류도 많이 구비해서 나갔어요. 그런데 어르신들은 트렌디한 상품보다는 확실히 대용량 생필품을 선호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나갈 때마다무엇이 필요하시냐많이 여쭤보았습니다. 미원, 샴푸, 세제 말씀을 남겨 주시면 다음 번에는 상품을 구비해서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했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동장터는 주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많은 비용이 수반되었지만, 2회차, 3회차 그리고 4회차까지 한 달간 마을 주민들을 주기적으로 만나며 지자체의 만족까지 이끌어낸 성공적인 행사였답니다. 운전기사와 함께 이동하는 임직원들의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지 않았어요. 이유는 단 하나, 이동장터가 도착할 때면 따뜻한 커피를 들고 마중나와 주시는 어르신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이용구 책임은 “4회차 정도 되니까 이제 어르신들 얼굴이 익어 정이 들었다”며 웃습니다.

 

이용구 책임 “이동장터는 제 개인적으로 전략MD로서 맡은 첫 프로젝트입니다. 예전에는 상품의 수익성을 중심에 뒀다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CU의 브랜드이미지와 BGF리테일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BGF리테일의 얼굴로서 우리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준다는 자부심도 차올라 정말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웃음) 함께 고생해준 우리 팀원들과 협조해주신 전북지역부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도 덧붙이고 싶습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협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이 향후 재진행된다면, 방문 주기와 장소, 효율적인 상품 적재, 트럭 운영의 이동거리 등에 대한 부분을 관련 부서와 더욱 면밀히 협의해 효율적인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더 편리하고, 더 유용하게 변신할 ‘황금마차’ 이동장터! 마음을 가득 싣고 출발하는 트럭 하나가 앞으로도 메마른 어르신들의 생활에 촉촉한 단비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인터뷰·이미지 제공. 이용구 책임(BGF리테일 전략MD팀)

. 성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