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DIARY] BGF리테일 대전영업4팀 정상호 주임의 한화 이글스 찬가

매거진 2024.08.14

 

‘대전’에 이어 연상되는 단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성심당’이나 ‘빵지순례’부터 말씀하신다면 조금 섭섭해요. 뭐니 뭐니 해도 대전은 한화 이글스의 본거지 아니겠습니까. 야구만 생각하면 덕심으로 ‘이글이글’ 타오른다는 찐팬, BGF리테일 대전지역부 정상호 주임에게 야구장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홈런! 홈런입니다! 아, 해냈습니다!!” 목청 터져라 외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눈물이 핑 도신다면? 열에 아홉은 아마 야구 팬일 테지요. 대전에서 태어나 자란 저는 어쩌면 태생이 한화 이글스(이하 이글스) 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그렇지만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매번 야구 경기를 관람할 만큼 열정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부모님과 몇 번 구경 갔던 정도죠. 오히려 직접 축구장을 뛰거나 친구들과 농구하기를 좋아했는데요. 대학생 때는 축구 동아리 회장을 맡기도 했을 만큼 운동하는 걸 즐겼답니다. 지금도 주말에는 조기축구를 하고 평일에는 친구들과 풋살을 뜁니다. 회사 동료들과 농구를 하거나 클라이밍도 가고요.

 

그런 제가 야구의 재미에 눈뜨게 된 건 대학 시절부터였습니다. 친구들을 따라 야구장에 가서 시원한 맥주도 마시고 힘껏 응원도 하다 보니 야외 스포츠 직관의 ‘흥’에 흠뻑 빠져버렸죠. 당시 교제하던 여자친구가 야구 열혈팬이라 그 영향도 컸습니다. 야구장 데이트를 하다 보니 저 역시 대전에 본적을 둔 이글스를 열렬히 응원하게 됐죠. 말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저의 야구 입덕기,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이길 때까지 본다

처음 직관을 다닌 것이 스무 살 때였는데요. 처음 경기를 보러 간 후 첫 승을 거두기까지 정확히 15경기가 걸렸습니다. 그러니까 연달아 14패를 한 거죠. 오기가 나서 ‘이길 때까지만 직관하자!’ 결심했고, 15경기째 관람하던 날 드디어 승리를 거뒀습니다. 연이은 실패 끝에 만난 승리의 참맛을 정말이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아마 그래서일 거예요. 자꾸 지는데도 그게 밉지가 않고 더 응원하게 되고, 더 마음이 가고… 이글스, 참 요망한 팀입니다. (웃음)

 

이글스에서도 저는 정근우 선수를 특히 좋아합니다. 제가 야구장에 들락거리기 시작했던 2016년, 정근우 선수는 그야말로 육각형 선수였습니다. 국대에 한화 주전 테이블세터라는 타이틀만 봐도 훌륭한 선수라는 게 증명되지만, 그 타이틀을 떼어 놓고 보더라도 타격, 수비, 주루, 경기 운영과 센스 등 모든 면에서 약점이 없고 주장으로서 친화력도 높아요. 게다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해결 능력도 뛰어나죠. 회사라면 상사로 모시고 싶은 분이랄까요. (웃음) 팀스포츠인 야구에서는 한 가지 능력이 특출난 선수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방면으로 능력을 발휘하며 궂은 역할까지 잘 수행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점에서 정근우 선수는 존경할 만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죠.

 

현재 뛰고 있는 선수 중에선 포수인 최재훈 선수를 좋아해요. 혹자는 야구를 일러 ‘투수의 경기’라고도 하지만, 사실상 포수가 투수를 리드하는 포지션이거든요. 최재훈 선수는 투수가 처지지 않게 토닥여주는, 안정감과 실력은 물론 유쾌함까지 갖춘 선수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더 잘 하는 팀 좋아하지 왜?

아마 이글스 팬이 대거 유입된 건 ‘보살 밈’ 때문이었을 거예요. 패배를 거듭하며 ‘보살이 됐다’ ‘이제 생불이다’ 하면서 유머러스한 밈이 생긴 거죠. 그래서인지 이글스 팬이라고 하면 가끔 “못하는 팀을 왜 좋아해? 이왕이면 잘 하는 팀 좋아하는 게 낫지”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학시절 함께 야구 보러 다니던 여자친구도 궁금해했고요. (웃음)

 

당시 저는 이글스가 계속 지는 바람에 항상 분노에 차 있었는데, 그 친구는 한창 성적이 좋던 기아 타이거즈를 응원하고 있어 더 이해하기 어려워했어요. 한 번은 ‘과연 어느 팀이 더 좋은 팀인가’ 토론했는데요. 음,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야구장이 좋았던 거지 제가 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거의 한 시간 동안 이글스의 강점을 늘어놓는 자신을 깨달으면서 ‘나 한화 좋아하네. 언제 이렇게 스며들었지?’ 했답니다.

 

이글스 팬이라면 한화의 얼이자 정체성이고도 할 수 있는 ‘8회의 육성 응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8회 응원을 시작할 때마다 제가 이글스의 팬이라는 자부심이 고취돼요. 이글스의 가장 큰 자랑이 응원가인데요. 특히 2024 올스타전 라인업송 역시 한화의 라인업송을 썼고, 이글스의 응원가 ‘나는 행복합니다’는 야구 팬이 아니어도 다들 아실 겁니다. 그 외에도 ‘내 사랑 한화 내 사랑 이글스, 사랑한다 최강 한화’ 등 전주만 들어도 유명한 응원가들이 수두룩합니다. 응원가를 부르는 재미로 경기를 관람하는 팬도 많아서 한 시즌 최다 매진 신기록을 계속 수립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일과 스포츠 모두 ‘홈런’!

저는 아직 입사 1년차의 신입입니다. 어릴 적 꿈이 행사 컨설턴트였을 정도로 무언가 기획하고 실행하는 걸 좋아했어요. 얼마 전에는 점포 리뉴얼을 진행했는데요. 그 작업 효과가 월등하게 좋았던 점포가 몇 군데 있었어요. 일매출이 크게 높아지니 점주님도 좋아하시고 담당 SC인 저도 정말 뿌듯했죠. ‘아, 이것이 나의 홈런인가?’ 싶었습니다. (웃음) 일하면서 스스로 바라던 결과값이 나왔을 때 느끼는 쾌감은 아마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거예요. 응원하던 팀이 역전 만루 홈런을 쳤을 때처럼 신바람이 나죠.

 

보통 저는 평일에 열심히 일하고, 주말은 야구 직관이나 클라이밍 등으로 ‘노는 스케줄’을 빼곡히 채워 놓습니다. 주말 야구장에 나와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나면 머릿속이 깨끗해지면서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활력이 생겨요. 일할 때에는 야구 생각을 하지 않지만, 야구장에서 얻는 에너지가 평소 일에도 분명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해요. 직관하면서 풀지 못하는 스트레스는 직접 축구를 하면서 풀리기도 하고요. 너무 몰입해서 뛰다 보니 부상을 당할 때도 있어요. 그러나 스포츠 좋아하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집중해서 땀 흘리고 나면 “시원하다!” 소리가 절로 나오거든요. 그때 아마도 가슴 속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야구장에서는 모두가 한 팀

야구장에 오면 서로 모르는 사이라도 친근감이 생깁니다. 한 팀을 응원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다들 기분 전환하러 나와서 가장 좋아하는 야구를 보는 거니까 기분이 ‘업’되어 있거든요. 지난 주에도 제가 실수로 앞자리에 닭강정을 흘렸는데요. 그분 옷이 무려 흰색이었어요. 너무 죄송해서 세탁비를 드리겠다고 했는데 안 받으시더라고요. 대신 아이스크림을 사드렸는데, 이번엔 그분들이 저희에게 얼음컵을 나눠주셨어요. 이글스 팬이라는 이유만으로 화기애애하게 서로 이해하고 간식도 나누면서 응원할 수 있다는 게 새삼 행복하더라고요.

 

야구장에 갈 때면 항상 상대 팀을 응원하는 친구와 동행해요. 이글스 팬으로서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렇지만… 저는 상대가 이겨도 크게 타격감이 없는데 친구는 이글스에게 패배할 때 엄청난 분노를 보여주거든요. 그 모습이 뭐랄까, 좀 재미있습니다. (웃음) 이번 주에도 두산 베어스 팬인 친구와 함께 잠실에 직관을 갈 예정이랍니다.

 

 


 

 

 

한화 팬이여, 가을 잠바 사러 가자!

감히 말하자면, 지금 KBO 2024 시즌이 흥행하는 건 이글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류현진이 영입된 후 파급 효과가 엄청나거든요. 유니폼 백넘버를 류현진 선수로 마킹하는 사람도 많았고 신규 팬도 기하급수적으로 유입됐어요. “류현진이 왔다는데, 야구 보러 가자!” 하는 거죠. 뿐만 아니라 이글스가 개막전 이후 7연승, 단독 1위로 스타트하며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고요. 32년 만에 달성한 높은 순위에 우리 팬들이 어질어질 ‘고산병’을 호소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지금은 좀 주춤하고 있지만 남은 경기를 잘 해서 가을 야구를 가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이글스 팬들 사이에서 통하는 농담이 있는데, “아, 가을 잠바 좀 사러 가자”거든요. (웃음) 이글스 선수들, 저 가을 잠바 준비합니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록 어제 키움 히어로즈에게 패했지만 괜찮습니다! 다시 이길 거고, 상위 팀들의 성적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아요! 이번 시즌이 그래서 재밌다니까요. 1등과 5등의 승점 격차가 크게 안 나거든요. 이처럼 강팀과 약팀 사이에 큰 차이가 없고,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하며, 컨디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경기가 좌지우지되기에 끝까지 어느 팀이 이길지 모릅니다. 한 치의 결과도 예측할 수 없다는 그 점이 바로 야구의 매력이지요.

 

인생에 뭐 재밌는 일 없을까, 탐색 중이라면 야구장을 추천합니다. 굳이 야구를 잘 모르시더라도 남녀노소 한데 즐기는 들뜬 분위기도 좋고 부대행사도 아주 많아요. 맛있는 음식, 맥주, 선수마다 다른 응원가와 팀 응원가, 공수교대 타임에 하는 이벤트 등등 한 번 와 보시면 야구에 푹 빠지실 겁니다. 자, 티켓 예매 고고! 이글스는 가을 야구 고고!

 

 


 

 

 

 

인터뷰. 정상호 주임(BGF리테일 대전영업4팀)

글. 김송희

편집. 성지선

사진. 안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