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SC 조민기 주임의 CU 수락산길점 개점 비하인드

매거진 2024.07.22

 

 

 

서울의 명산 수락산 등산로 초입에 눈에 띄는 편의점 한 곳이 탄생했습니다. 동네 기와집을 손본 듯한 야트막한 1층 점포는 온전히 CU를 위해 존재하는데요. 오래된 점포가 강북지역부의 시그니처 점포이자 동네 주민과 등산객의 핫플로 변모하기까지! CU 수락산길점 탄생 뒷이야기를 SC 조민기 주임이 직접 들려드립니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 3번 출구, 조금 걸어나와 왼쪽으로 틀면수락문이라는 거대한 입간판 내부로 확 트인 대로변이 들여다보입니다. 마트, 카페, 각종 식당이 즐비한 이 거리는 동네 사람은 물론 등산객들도 자주 들르는 수락산디자인거리입니다. 5분쯤 더 걸어갔을까요. 오른편으로 위풍당당한 CU 하나가 나타납니다. 평범한 편의점이라고 하기에는, 뾰족한 기와지붕을 머리에 이고 나무계단까지 갖춘 외관이 마치 교외 카페처럼 근사한데요. 깨끗한 야외 테라스에는 등산객 몇몇이 파라솔 아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곳이 어디냐면요저 조민기 주임의 피 땀 눈물이 담긴, CU 수락산길점입니다.

 

 

 


신입사원에게 떨어진 특명

BGF리테일 강북지역부에서 SC 10개월차에 접어든 지금, 여러 점포를 관리하며 경험을 쌓아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CU 수락산길점은 제게 참 특별한 점포로 남아 있습니다. 입사한 지 1년이 채 안되어 받은 특명이었기 때문인데요. 기존 점포를 가까운 입지로 옮겨 재오픈하는, 꽤 대대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BGF리테일의 SC(Store Consultant)는 점주님과 협의하며 CU 점포의 성공적인 운영을 돕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점포별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POP를 제작하기도 하고, 때로는 점포의 내외관을 개선하면서 점포의 매출을 신장시키려 노력하죠. 이번처럼 아예 기존 점포를 폐점하고 다른 상권으로 옮겨 새롭게 오픈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선배 SC들의 일설에 의하면 흔하게 경험하기 어려운 업무라고 하더군요. (웃음) 신입 SC로서 아직 경험을 쌓아가는 시기인 만큼, 프로젝트 내용을 듣자마자 긴장도 되었지만 이상하게 도전정신도 같이 일어났습니다. 업무 면에서 크게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요.

 

  

 상권을 옮기기 전, 기존 점포 CU 수락한신점의 전경

 

 천리 길도 일단 분석부터

그렇게 지난겨울 처음 방문한 CU 수락한신점은 한눈에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아 보였습니다. 소극적인 발주로 인해 상품군이 적었고, 진열 상태도 그리 말끔하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점포 입지부터 좋지 않았습니다. 바로 앞에 대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CU 수락한신점은 약간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눈에 띄기 어려웠죠. 저는 얼른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큰길과 좁은 길, 두 갈래로 나뉜 대로였는데 확실히 큰길 쪽에 유동인구가 많더군요. CU 수락한신점은 좁은 길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위치였고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지만 동시에 기쁘기도 했어요. 입지의 단점을 확실하게 찾았으니 보완책도 선명하게 떠올랐으니까요. 유동인구가 많은 건너편 큰길로 새 입지를 정하는 게 최우선이었습니다.

 

  

 새로운 점포를 오픈한 뒤 진행한 CU 수락한신점 폐점 과정

 

 매의 눈으로 입지를 탐색하다 

편의점을 개점할 때에는 담배판매권이 아주 중요합니다. 지자체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른데요. 서울 노원구는 100미터 이내에 두 개 이상의 담배 취급 점포가 있을 수 없습니다. 담배판매권을 방어할 수 있으면서도 상권이 좋은, 적절한 위치로 입지를 정해야 했습니다. 최선의 해결책을 찾고자 나름의 묘수를 냈어요. 카페를 열고 싶어하는 청년 창업가로 위장하고 점포 물건을 보러 다닌 겁니다. 그러다가 진짜 카페를 운영하고 있던 지금의 입지를 만나게 됐고요.

 

사실 부동산에서 처음 소개했던 물건은 이곳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이곳은 토박이 주민들이 오랜 시간 터를 잡고 있는 동네라 이해관계도 복잡했고요. 그렇지만 담배판매권 방어는 물론 수락산 등산로 초입이라는 최적의 상권, 대로변에서도 한층 높아 눈에 잘 띄는 외관, 거기다 테라스까지 조성할 수 있는 멋진 장소를 놓칠 수 없었죠. 무슨 일이 있어도 이곳을 따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여러 물건을 보러 다니던 중 최적의 입지로 떠오른 곳. 기존에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쉽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도 않는다 

원하는 것을 얻기까지는 고된 여정이 있는 법이죠. 원만한 계약을 마치기까지 집요한 훼방을 견뎌야 했습니다. 협박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고 지하실에 숨은 적도 있었어요. 그만큼 원하는 입지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은 눈물겨웠습니다. 노원구 점포개발 담당인 강북개발팀 조현종 책임님과 우리 강북영업6팀 진지성 팀장님이 함께해 주시지 않았더라면 정말 힘들었을 겁니다. 동네 주민들의 시선을 피해, 셋이서 흩내리는 눈을 맞으며 걸어 다니던 골목길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각고의 노력 끝에 권리금을 협의하는 자리까지 왔지만 그마저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임차인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던 터라 자금이 정해져 있었던 까닭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마침 임차인의 어머니인 건물주를 직접 만나 유대를 쌓으며 협의를 이어갔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손자와 또래라고 하시며 예뻐해 주셨답니다. (웃음) 꾸준히 상의하고 설득한 결과 예상보다 1천만 원이나 절감해 임대차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꿈꾸던 점포를 현실로

재미난 뒷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한창 점포 물건을 보러 다닐 즈음 수원 행궁동에 주말 나들이를 간 적이 있습니다. 직업병인지 (웃음) 계속 입지와 건물만 눈에 들어왔는데요. 주택을 아기자기하게 개조한행리단길을 걸으면서 새로 탄생할 CU 수락산길점도 이렇게 예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빨간 벽돌도 기와도 그대로 살린 카페나 가게들이 참 고즈넉해 보이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한옥 주택을 개조한 멋진 외관의 지금의 장소를 만나게 되니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외관을 잘 살리기만 하면 단순한 편의점이 아닌 동네 랜드마크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했어요.

 

계약을 마친 이후부터는 SP(Store Planner)가 활약할 차례였습니다. 강북개발팀 SP 조현종 책임님은 기존 카페의 아늑한 분위기를 최대한 유지하며 개점할 수 있도록 건축 불법사항과 허가사항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리모델링에 착수했습니다. 기존 카페 건물에 불법건축물이 많아 특히 고민이 컸다고 들었어요. 한 달 가까이 구청과 점포를 오가며 담배판매권 취득, 외부업체 섭외, 불법건축물 해소 등 수많은 업무를 바쁘게 진행해야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계약을 마치고 대대적인 철거와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했다. 

 

결국 사람의 일이기에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새 점포를 맡아 운영하실 점주님이 필요했던 겁니다. 입지를 구하고 계약하는 일만큼이나 새 점주님을 모셔오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막막한 것이 사실이었지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어요. SP 조현종 책임님은 노원구와 도봉구 내 거의 모든 CU를 찾아 나섰습니다. 점주님들에게 추가 개점을 권유하고 신규 점주님 소개를 요청드리기 위해서였죠. 가맹 상담이 잡히면 열 일 제쳐 두고 후보점주님을 여러 번 찾아가 자세하게 안내 드렸습니다.

 

 

지난 6월 30일 새로운 점포 CU 수락산길점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글쎄요…. 기존 점포의 매출이 높지 않은데, 새로운 입지로 이동한다고 해서 매출이 늘어날까요? 그래봤자 100m 이내잖아요.” 백이면 백, 예비점주님들은 매출을 우려했습니다걱정을 잠재워 드리려면 SP도 데이터를 막강하게 준비해야 했지요. 기존에 유사한 사례로 성공을 거둔 점포들의 매출 데이터, 기존 점포와 새로운 장소의 통행량 차이, 동선의 차이점 등 새로운 CU 수락산길점의 강점을 최대한으로 어필했습니다. 월세와 관리비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있었는데요.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개점 직전까지 월세를 줄이려 노력도 했답니다. 결과적으로 월세와 관리비를 최초 계약 금액보다 인하해 가맹점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상품들로 한층 풍부해진 매대와 깔끔한 내부는 동네 주민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개발기, 아니 성장기 

, 긴 스토리의 결말이 궁금하시죠. 당연하게도(?)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기존 CU 수락한신점의 일반 상품 1년 평균 매출과 비교할 때, 새로 오픈한 CU 수락산길점은 150% 정도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오픈한 지 겨우 보름인데도 성과가 아주 좋은 편이죠. 테라스를 잘 갖추고 있으니 지역주민과 등산객들이 자주 들러 땀을 식히는 모습도 보입니다.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는 고객들의 얼굴을 보면 이곳으로 옮기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뿌듯합니다.

 

 

 

가끔 휴대전화 갤러리를 열어 처음 상권 조사를 했을 때 사진들을 들춰보곤 합니다. 사진 속 길가에는 하얗게 눈이 쌓여 있어요. 올봄의 풍경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신선한 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6월 말 드디어 저의 첫 ‘상권 최적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대망의 오픈날인 6 30, 상상했던 위치에 꿈꿨던 모습의 점포가 들어서는 순간을 지켜보면서 지난 반년의 여정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가더군요. 이 자리를 빌려 부족한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진지성 팀장님과 조현종 책임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합니다.

 

 


최고의 점포를 위한 도전은 계속됩니다. 앞으로도 SC로서꿈의 점포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상상을 돌파하는 편의점 이상의 편의점을 기대해 주세요!

 

 

 

 

 

인터뷰·이미지 제공. BGF리테일 강북지역부 조민기 주임(강북영업6팀), 조현종 책임(강북개발팀)

글. 성지선

사진. 안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