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켜도 그때뿐. 공기마저 후덥지근한 열대야가 또 찾아왔습니다.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는 이 여름밤의 무더위, 잘 만든 영화 한 편으로 날려보는 건 어떤가요? BGF리테일 경남지역부 영화동호회 <경남의 봄> 회원들이 여름밤 최고의 영화 한 편씩을 소개합니다. 아, 시원한 알콜과 가성비 최고의 안주도 함께 말이죠!
“사랑하는 법을 알려줘서 고마워”
박상욱 책임의 Pick, 영화 <이프온리>
나만의 영화루틴│홈시어터는 가라, 영화는 역시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
좋은 영화란│보고 또 보고, N차 관람을 부르는 영화
대학생 시절, 남자 둘이서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보러 갔습니다. 당시 히트작이어서 별 생각 없이 관람한 영화였어요. 제가 다른 사람 앞에서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데, 친구가 옆에 있는데도 눈물을 참을 수 없어 울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모르는 제 안의 감정을 무장해제 시키고 밖으로 꺼내 준다는 점에서 영화는 참 대단한 것 같아요. 스크린에 푹 빠져 한참 울고 웃은 후에는 어느새 스트레스를 잊어버리죠.
그런 의미에서 제가 추천하는 진한 감동의 영화는 바로 <이프온리>(2004)입니다. 사랑하는 연인 ‘사만다’를 눈앞에서 사고로 잃은 ‘이안’이 그날 하루를 다시 살아가면서 풀어내는 이야기죠. ‘있을 때 잘하라’ ‘오늘에 감사하라’는 뻔한 메시지 같기도 하지만 (웃음) 사랑과 관련된 수많은 명대사가 탄생한 만큼 명작이자 수작이랍니다. 당시 영화 속 대사들이 수많은 싸이월드 미니홈피들을 장식했던 기억도 나네요. 2000년대 초반의 풋풋한 감성과 진득한 로맨스로 이번 여름 추억여행 어떠세요?
박상욱 책임의 영화 안주│1.5도맥주와 990스낵
“순전히 나쁘기만 한 사람은 없어. 순전히 착하기만 한 사람도 없고.”
김진교 책임의 Pick, 드라마 <로키>
나만의 영화루틴│한산한 심야 시간대 영화, 그리고 햄버거
좋은 영화란│‘이게 맞아?’ 결말과 해석을 끊임없이 찾아보게 되는 영화
어릴 땐 왜 몰랐을까요? 마블의 위대함을…. (웃음) 속전속결의 전개, 인간의 힘을 뛰어넘은 슈퍼히어로의 무궁무진한 활약, 탄탄한 세계관. 전 세계에서 열광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뒤늦게 마블 시리즈에 입문한 저는 딸아이 핑계로 D사 OTT까지 구독하면서 정주행하고 있답니다. 평소 영화를 보면서 잘 울지 않는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을 볼 때에는 저도 모르게 눈물을 또르르 흘리기도 했죠.
숨 가쁜 액션과 흥미진진 어드벤처, 눈부신 판타지로 여름밤의 더위일랑 몽땅 날려버리는 마블 영화! 그중에서도 저는 OTT에서 스트리밍하는 <로키> (2021)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로키’는 마블 유니버스의 히어로 ‘토르’의 서사에 빠질 수 없는 인물로 ‘타노스’와 함께 대표적인 빌런으로 꼽히는데요. 1인자를 동경하는 2인자의 고뇌, 자기애와 절망, 질투와 애정 등 굉장히 입체적인 성격을 지녀 단순한 빌런이라고 보기에는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캐릭터입니다. 스토리, 영상미 뭐 하나 빠질 데가 없는 마블 시리즈의 숨은 명작이자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하는 드라마, 미워할 수만은 없는 로키의 매력 속으로 빠져보세요!
김진교 책임의 영화 안주│생레몬하이볼과 득템 핫바
“꼭 근사하고 멋져야만 꿈이야?”
양상렬 책임의 Pick, 드라마 <쌈 마이웨이>
나만의 영화루틴│스포가 난무하는 세상, 역시 첫 개봉주간에 보는 게 진리
좋은 영화란│두 번 세 번 관람해도 새로운 영화
여름에 따라오는 단어는 역시 푸르른 ‘청춘’ 아니겠습니까. 작열하는 태양 아래 치열하게 땀 흘리며 감동적인 한판승을 벌이는 스포츠 영화를 보고 있자면 제 가슴도 마치 관중이 된 듯 벅차오른답니다. 젊은 날의 풍경을 유쾌한 시선으로 포착한 청춘 드라마도 저의 단골 여름영화 메뉴예요. 청춘이기에 가능한 그 상큼함, 그 패기, 그 달달한 로맨스가 저까지 회춘시키는 느낌입니다. (웃음)
2017년 KBS2TV에서 방영했던 <쌈 마이웨이>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만은 않은(?) 귀여운 청춘을 담아낸 로맨스 성장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남녀 4인은 세상이 따지는 ‘스펙’이 한참 모자란 인물들이지만 가슴 속에 품은 꿈만은 위대하죠. 판타지 같은 로맨스와 현실 연애가 뒤섞인 네 명의 청춘을 보노라면 나의 과거를 반추하며 아련해지기도 하고요. 그들의 성장기를 따라가며 나까지 응원 받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드라마를 주로 쓰는 임상춘 작가의 미니 입봉작이라고 하니,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꼭 챙겨 보세요. 치열하고 푸릇푸릇한 여름을 빼닮은 청춘 드라마, 강추합니다!
양상렬 책임의 영화 안주│get커피와 콘소메맛 팝콘
“뭣이 중헌디?”
윤경철 책임의 Pick, 영화 <곡성>
나만의 영화루틴│전문가 평점 절대지켜! 평점과 후기 꼭 체크하기
좋은 영화란│감동과 교훈의 쌍두마차를 끄는 영화
다리를 다쳐 장기간 업무를 쉰 적이 있습니다. 평소 ‘혼영’을 해본 적이 없는데, 같이 볼 사람이 없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혼자 영화관에 갔어요. 뭘 볼까 고민하다 천만 관객을 달성했던 흥행작을 연달아 두 편 관람했죠. 그냥 영화관에 앉아 있었을 뿐인데 당시 육아와 업무에 지쳐 있던 마음이 그대로 힐링되더군요. 그 꿀맛 같았던 자유시간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웃음)
여름 더위를 식히는 영화 리스트에 공포물이 빠지면 섭섭하죠. 당장이라도 무엇인가 주인공을 덮칠 것 같은 아슬아슬한 긴장감, 귓전에 흐르는 서늘한 음향효과, 예기치 못한 반전까지. 등줄기에 서늘하게 땀이 흐를 때쯤이면 어느새 열대야를 말끔히 잊게 되니까요. 오컬트를 다룬 영화 <곡성> (2016)은 아마 안 보신 분들이 더 적을 것 같은데요. 600만 관객을 끌어 모으면서 “뭣이 중헌디?” “그놈은 미끼를 던져분 것이고 자네 딸은 그 미끼를 확 물어분 것이여” 등 명대사를 줄줄이 낳은 명작이었죠. 특히 이동진 평론가가 만점을 주어 별점을 신뢰하는 저로서는 보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호러 영화지만 예술성이 높고, 배우들의 명연기가 어우러져 예술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보고 나면 무서웠다는 느낌보다는 다양한 해석과 여운이 남아요. 그저 그런 공포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우아한 공포로 오늘밤 열대야를 물리쳐보자고요.
윤경철 책임의 영화 안주│생라임하이볼과 득템 김부각
인터뷰. 김진교 책임, 박상욱 책임, 양상렬 책임, 윤경철 책임(BGF리테일 경남지역부 경남개발팀)
글. 성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