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디저트 MD가 말하는 CU 저당 디저트의 모든 것

매거진 2024.06.13

 

탄산음료, 빵, 그리고 아이스크림. 이름만 들어도 부담스러운 디저트 삼대장은 참 억울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데, 요즘 건강을 챙긴다며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특히 MZ세대는 칼로리를 확인하곤 화들짝 놀라며 피했고요. 쌓이고 쌓인 삼대장의 하소연을 들은 CU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말했죠. “내 너희를 건강케 하리라!”

 


 

 

 

아무튼, 어쨌든, 반드시 건강할 것

건강한 디저트의 시작은 3년 전,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저는 CU 차별화 스낵을 담당하면서 ‘겟 밸런스드(Get Balanced)’라는 건강 라인업 개발에 몰두하고 있었어요.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서도 칼로리는 낮은, 게다가 튀기지 않고 구워 원물 고유의 풍미까지 살린 스낵을 개발하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탄생한 겟 밸런스드 시리즈! 고단백볼, 프로틴칩, 베이크드감자칩 등으로 야심 차게 선보였는데요. 출시부터 대중의 관심을 끌더니 2년 뒤인 2023년에는 누적판매량이 무려 150만 개에 달했답니다. CU가 내놓은 건강한 스낵의 시초였죠.

 

건강에 대한 관심은 뭐 언제나 뜨거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건강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은 집요할 정도예요. 혹시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Healthy(건강한)와 Pleasure(기쁨)가 결합한 단어로, 건강 관리의 즐거움을 의미하는 말이죠. 편의점 업계에서 일하는 저는 각종 샐러드 판매량이 치솟고 프로틴 음료가 인기를 끄는 걸 보면서 헬시 플레저의 위용을 체감하고 있는데요. 사실 저 역시 최근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이왕 다이어트할 거, 스트레스 받지 말자!’는 마음을 먹게 되더라고요. 겟 밸런스드 시리즈를 출시할 때도 비슷한 생각이었어요. (웃음) 게다가 최근엔 ‘헬스 디깅(Health Digging)’이란 단어가 생기면서 건강에 몰입하고 투자하는 활동이 아예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죠. 건강이라는 키워드가 이제는 세대를 초월한 관심사가 된 겁니다.

 

 

 

 

 

으응? 건강한 크림빵이라고?

하지만 어디 사람이 닭가슴살만 먹고 살 수 있겠어요. 때로는 목구멍을 시원하게 때리는 탄산음료도 당기고, 부드러운 빵의 속살이며 달콤한 크림의 유혹도 뿌리치기 어렵죠. 특히 스트레스라도 받은 날이면 ‘아, 당 떨어진다’ 싶어 힘도 쭈욱 빠지는걸요. 건강에 몰입하고 싶어도 맘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풍부하고 깊은 크림맛을 자랑하는 연세우유 생크림빵이 출시 직후 대인기를 끌었던 것도 건강 이슈에 힘입은 덕이었어요. 아니, 그렇게 크림이 많은데 무슨 말이냐고요? (웃음) 혈당수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탄수화물인 빵의 중량이 다른 빵 대비 현저히 낮았거든요. 크림이 상품의 80%를 차지하면서 지방 비율이 더 높았기에, ‘달콤하지만 건강을 크게 해치지 않는 빵’이라는 평이 줄을 이었죠. 사실 좀 의외였습니다. 이렇게 달짝지근한 맛을 자랑하는 디저트에서도 영양성분이 중요한 요소였던 거예요. 그때 무릎을 탁 쳤죠. “이거다! 진짜 건강한 연세우유 생크림빵을 만들어보자” 하고요.

 

 

 

Ctrl C+Ctrl V, 하지만 당은 빼고

누구나 알고 있듯이, 연세우유 생크림빵은 CU의 메가히트 상품이죠. 심지어 반짝 유행이 아닌, 2021년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장기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스테디셀러이기도 합니다. 브랜드파워가 높은 상품에는 그만큼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후속 상품을 잘못 출시한다면 자칫 ‘오리지널’ 상품의 이미지를 해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당연히 담당자로서 두렵기도 했어요. 특히 연세우유 생크림빵만의 특징인 부드럽고 풍부한 크림맛을 저당으로 100% 구현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됐습니다. ‘반드시 맛의 변화를 최소화할 것’. 저의 일차적인 목표이자 궁극적인 목표였습니다.

 

저당 식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설탕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당이 필요합니다. 말티톨, 알룰로오스, 에리스리톨 등이 있죠. 그런데 대체당에서는 특유의 알싸한 맛이 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심지어 그 알싸한 맛이 우유크림의 부드러운 풍미를 가리기까지 했죠. 곤란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체당이란 대체당은 모두 수집(?)해 테이스팅했고, 수십 개를 맛본 뒤에야 그중 연세우유 생크림빵의 맛을 가장 잘 구현하는 대체당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미세한 차이였지만, 그 한끗을 잡아내려 번번이 미각을 의심하는 과정은 정말이지 어려웠어요. ‘크림 맛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었나’ 싶더라고요. (웃음) 하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에 당을 한껏 낮춘, 제 꿈이었던 ‘진짜 건강한 연세우유 생크림빵’을 만들 수 있었죠. 묵묵히 응원해주신 우리 스낵식품팀 조준형 팀장님과, 뜬구름 같은 제 기획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늘 도움을 주시는 박민수 수석님이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일입니다. 모두의 힘을 모아 탄생시킨 연세우유 저당생크림빵, 이제는 SNS에 ‘달콤한데 건강하기까지 한 빵’이라는 후기가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웃음)

 

 

 

 



긴장해, 저당 들어간다

건강을 담은 디저트를 개발하다 보니 이상한 직업병이 생겼어요. 편의점이건 마트건 상관없이, 뭐라도 구매할라치면 무조건 상품 후면의 영양성분과 원재료를 유심히 읽어보는 습관입니다. 단순히 칼로리나 당류를 확인하려는 건 아니에요. 그저 내가 지금 먹고 마실 상품의 영양성분은 어떤지, 원재료에는 어떤 것이 들어갔는지 체크하는 버릇이 생긴 거죠. 이쯤 되면 저도 ‘헬스 디깅’ 흐름에 푹 빠진 것 같습니다.

 

CU에서 저당 디저트 붐은 이미 시작되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국내 최초 저당 아이스크림을 개발한 라라스윗에서 저당 롤케익이 출시되었는데요. CU에 나오자마자 롤케익 상품 매출액을 전년 대비 42%나 훌쩍 끌어올렸답니다. 엄청난 관심이 쏟아진 거죠. 저당뿐 아니라 글루텐 성분을 아예 넣지 않은 쌀 카스테라도 조만간 출시를 앞두고 있어요. 건강에도 좋고 소화도 편할 거예요.

 

 

도전은 계속됩니다. 디저트의 명가 CU는 이제 밀가루와 우유, 계란을 모두 쓰지 않는 비건 디저트까지 내다보고 있어요. 베이커리 전문점이나 카페에서 만날 수 있는 퀄리티, 거기다 건강하기까지 한 기능성 디저트를 계속 기획하고 출시할 예정이에요. 건강을 생각하는 당신이 더 이상 디저트 앞에서 망설이지 않도록 CU가 앞장서겠습니다. 따라만 오세요! 

 

 

 

  

 

인터뷰/이미지제공. 김고니 책임(BGF리테일 스낵식품팀)

. 성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