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DIARY] CU 화순에듀시티점 김인아 점주와 열 살 임도이 양의 특별한 우정

매거진 2024.03.20

 

임도이 양이 CU 화순에듀시티점에 처음 2 전이었습니다. 이사를 오고 나서부터 CU 참새방앗간처럼 들락날락하며 단골이 도이는 정말 행복했답니다. 명랑한 김인아 점주님이 매일같이 반겨줬거든요. 나이초월 세대타파 찐친 사람, 도이가 직접 그린 일기로 사연을 들어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열 살 도이는 등굣길에 늘 CU 화순에듀시티점에 들릅니다. 딱히 살 것이 없어도 점주님이랑 인사하고, 오늘의 일정을 괜히 한 번 브리핑(?)한 뒤 다시 학교로 향하는 것이 일상인데요. 하굣길에는 엄마와 함께 들러 좋아하는 삼각김밥이나 빵을 사먹습니다. 미술학원에 가느라 CU에 들르지 못하는 날이면 학원 수업을 마친 뒤라도 꼭 CU의 문을 엽니다.



어른들과의 수다를 유독 즐기는 도이지만 점주님은 특별합니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학원에서는 어떤 그림을 그렸고 수업 시간에는 어떻게 발표했는지 미주알고주알 떠들어도 점주님은 귀찮아하지 않습니다. 일을 하시다가도 도이가 “그러니까요, 오늘 학교에서요~ 친구랑요~”하면서 말을 걸면 뒤돌아 방긋 웃으며 답해줍니다. 어제 했던 말, 지난달에 했던 이야기도 모두 기억하고, 도이의 일상을 함께해 주는 사람이 바로 김인아 점주님입니다.  


그뿐인가요. 도이가 깜빡 용돈을 잊은 날에는 외상(?)을 달아 삼각김밥이나 음료수를 내주기도 하고, 아예 점주님과 음식이나 과자를 나눠 먹기도 한답니다. 고사리 손으로 사양하면 점주님은 “도이가 매일 재밌는 얘기 들려주는 게 고마워서 주는 건데, 안 받으면 점주님 섭섭하지. 나중에 엄마한테 돈 받을게. 지금은 같이 먹자”며 도이를 달랩니다.


 

고마운 일은 절대 잊지 않는 우리의 임도이 어린이는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마운 점주님께 선물을 드리자!’ 그런데 무엇을 드리죠? 점주님은 없는 게 없으니 말입니다. CU에는 정말이지 모든 게 있습니다. 도이가 좋아하는 삼각김밥, 핫바, 딸기우유, 사탕과 초콜릿, 크림빵과 초콜릿빵... 머리끈부터 상비약까지 말이에요. 생각에 잠긴 도이가 문득 떠올린 아이디어! ‘내 특기를 살려서 점주님한테 그림책을 만들어 드리자!’ 

 

도이는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얼마 전부터는 직접 동화책 만드는 재미에 빠져 있고요. 두껍고 노트에 표지부터 뒷장까지, 도이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서 동화책 권을 완성하는 것이죠. 권을 만드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아요. 하고 싶은 말은 머릿속에 언제나 팡팡 터지고, 때로는 동물 친구들이 주인공이 되어 우정을 말하기도 합니다.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 선생님의 소중함을 담은 동화책도 권이나 완성했죠. “그래, 이번에는 점주님이 주인공인 동화책을 만드는 거야!”

 

 

마음을 주고받는 데 익숙한 점주님께도 한 달 전 도이의 깜짝 선물은 엄청난 감동이었습니다. 도이는 평소보다 더 심혈을 기울여 전체 페이지를 채색하고, 특히 점주님 얼굴을 똑같이 그리려 노력했다고 해요. 도이는 CU가 너무 좋습니다. 매일 들르는 곳이지만 그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우리 동네 편의점은 항상 깨끗하고 불이 반짝반짝 한다고요. 무엇보다 언제나 웃으면서 도이를 반겨주는 김인아 점주님이 계십니다.

 

“자기가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대하라고 예고하더라고요. (웃음) 저를 위한 그림책을 쓰고 있다고요. 도이가 참 똑똑하고 글도 잘 쓰는 건 알고 있었죠. 학교에서 그렸다며 그림 자랑을 하기도 하고, 요즘 만드는 동화책 내용도 자주 설명해 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저와 CU를 주인공으로 그림책을 한 권 만들어 주기까지 하니 정말 감동했어요.”

 

 

도이는 CU가 너무 좋습니다. 매일 들르는 곳이지만 그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무엇보다 언제나 웃으면서 도이를 반겨주는 김인아 점주님이 계십니다.

 

도이를 포함한 다른 아이들도 가끔 그림을 그려 점주님께 선물하곤 합니다. 그 마음이 고마워 점주님은 아이들의 그림을 액자로 만들어 점포에 걸어 놓았습니다. “우리 동네 아이들이 정말 순수하고 착해요. 점포에 종일 있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기는데요. 주로 재밌고 행복한 일이죠. 도이가 제게 만들어준 동화책처럼요. 여기 그림 보세요. 저랑 똑같죠? 제가 항상 꽂는 이 리본핀도 있고요. 눈이랑 입을 특히 똑같이 그렸더라고요.” 

 

도이는 점주님 그림을 특히 오래 그렸다고 말하며 웃습니다. “점주님을 날씬하고 이쁘게 그리고 싶어서 얼굴도 갸름하게 했어요. 그치만 여기 리본하고 눈은 똑같이 그렸어요. 점주님이 저한테 항상 잘해주시고, 친절하시고, 먹을 것도 많이 주시고. 저도 보답을 해드리고 싶었어요.”

 

점포에 종일 있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기는데요. 주로 재밌고 행복한 일이죠. 도이가 제게 만들어준 동화책처럼요. 

 

사실 도이뿐 아니라 벽라리 동네에서 CU 화순에듀시티점은 사랑방과도 같습니다. 매일 산책길에 들르는 강아지 보리도, 태권도 학원에 가는 주영이도 이곳의 단골이랍니다. 이처럼 CU 화순에듀시티점은 파라뷰 아파트 주민들에게 편의시설이기도 하지만, 친한 이웃들과 안부를 묻고 수다를 떨며 한참 놀다 가는 사랑방이기도 합니다. 근처 초등학교와 중학교 아이들도 하굣길에 컵라면과 김밥을 사먹곤 학원으로 향하고요.  

 

그래서인지 김인아 점주님은 자주 오는 어린이나 단골의 이름은 웬만하면 다 외운다고 해요. “애들은 이름 불러주는 걸 좋아해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은 가방에 이름이 적혀 있으니까 기억이 나지 않을 땐 슬쩍 그걸 넘겨다보고 이름을 불러주죠. 단골 고객들이야 자주 보니까 오늘 몇 시에 일이 끝나는지까지 다 알고요. 매일 아침 일찍 나와서 저녁까지 일하는 게 힘들 때도 있는데, 사람들하고 이렇게 지내는 게 좋아서 ‘편의점이 내 천직인가’ 싶어요.”

 

 


 

김인아 점주님은 CU 운영 전에는 서비스업에 오래 종사하셨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고객도 친구처럼 살갑게 대하지요. 친근하고 상냥한 점주님을 보러 들르는 주민들과 아이들도 많습니다.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할 것 없이 모두 점주님에게는 친구입니다. “제 아이는 대학생이지만, 저는 학생 고객이나 어린이 고객과도 친구처럼 지내요. 제 정신연령이 좀 낮은지 (웃음) 여기 병설유치원 다니는 애들과도 대화가 잘 통하더라고요.” 

 

김인아 점주님의 친절한 미소에 주민들도 화답합니다. “편의점은 24시간 열어야 하고 명절에도 쉴 수 없잖아요. 명절에 문 열고 있으면 고객님들이 고생한다며 떡국, 나물, 전을 부쳐서 가지고 오세요. 어제는 파김치를 담갔다며 가져다주시던 걸요.” 점주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맛있는 간식이 있으면 챙겨 놨다가 친한 고객들과 함께 CU 앞에 모여 나눠 먹기도 합니다. 요새 건강은 어떤지, 집안에 별일은 없는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힘든 일도 어느새 잊어버린다는 김인아 점주님입니다.

  

여느 때처럼 도이와 김인아 점주님이 수다를 떠는 사이, 강아지 보리가 산책길에 엄마와 함께 CU에 들렀습니다. “보리야~ 오랜만이야!” 도이가 보리를 얼싸안고 좋아하는 사이 도이의 친구이자 윗집 사는 주연이가 태권도복을 입고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뭐 먹을래? 목 마르지? 마실 거 얼른 가져와. 아줌마가 사 줄게.” 기다렸다는 듯이 도이의 엄마는 주연이를 대신해 계산을 하지요. 2024년에도 이런 풍경이 가능하다니, 마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 같습니다.  

 


  

도이는 그림책을 하나 완성할 때마다 작가의 남깁니다. 그림책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작가의 쓰는 재미있을 때도 있다는데요. 이번 그림책 도이가 남긴작가의 김인아 점주님에게도 마음 깊이 다가왔답니다.

 

 

저는 편의점에 들르곤 하면 슬픈 기분, 화난 기분도 풀어질 정도로 기분이 솜털처럼 가벼워지고, 깨끗한 편의점을 보면 저의 마음도 새하얘지곤 했어요. 제가 편의점을 좋아하는 이유에요. 

 

동화책의 끝은 보통 이렇게 마무리되죠.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살배기 도이와 50 김인아 점주님의 아주 특별한 우정 역시 오래오래 영원하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김인아 점주(CU 화순에듀시티점), 임도이 고객(10살)

글. 김송희

사진. 안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