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조용하되 강인하게

매거진 2024.03.06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수록, 조용할수록 잘한다 말을 듣는 팀이 있습니다. 절대 잃지 말아야 기본을 고수하는 , 그래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잡고 있는 사람들. BGF푸드 품질관리팀 박효근 책임을 만나 CU 간편식 생산 1 원칙을 탐구해봅니다.

 

 

 

삼각김밥, 도시락, 줄김밥. 간편식은 그야말로 편의점의 스테디셀러입니다. 전국 어디를 가도 똑같이 맛있고 똑같이 신선한 식품들이죠. 어디서나 같은 맛이라는 건 사실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거의 매일 먹는데도 별탈없이 안전하다는 사실 역시 새삼 놀랍죠.

CU에서 판매하는 여러 상품 중에서도 삼각김밥, 김밥, 샌드위치와 햄버거류의 간편식을 생산하는 BGF푸드. 전국에 생산라인을 세 곳 두고 있는데요. 전북센터, 제주센터, 그리고 오늘 찾아간 진천센터입니다. 진천센터 품질관리팀은 “철저한 예방과 관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최상의 식품 품질을 보장한다”는 모토를 공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전국 그 어느 CU에서도 균일한 맛과 안전한 편의점 먹거리를 만날 수 있었던 이유! 그들만의 품질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주변 식품 공장들과 비교도 안 되게 크고 세련된 공장이라,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왔어요. BGF푸드 진천센터와 품질관리팀의 업무를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BGF푸드 진천센터는 2020년 오픈한 BGF리테일 CDC(중앙물류센터)에 위치합니다. 품질관리팀은 이곳에서 CU 간편식 생산의 공정과 품질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대략 ① 상품에 사용되는 원부자재가 BGF 기준에 적합한지 확인하는 입고검수 ② 작업장 위생관리와 생산품의 공정관리 ③ 미생물검사와 이화학검사, 물리적 검사를 통해 원부자재 · 공정 · 작업장 환경과 완제품에 이르는 전체 항목이 안전하게 생산되는지 확인하는 시험분석 ④ 완제품에 문제가 있을 시 사후 관리 CS까지 담당하고 있죠. 또한 ⑤ 관련 법령을 기반으로 제품 표시사항, 제개정법령관리 등 식품 인허가 관리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의 ⑥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이 중요한데요. 그 운영관리 역시 품질관리팀의 주요 업무입니다. 분류해 보니 업무가 참 많지만 (웃음) 고객에게 식품이 도달하기까지 상품의 위생과 품질에 대한 전반적인 일을 도맡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CU 어딜 가나 좋은 품질의 간편식을 맛볼 수 있는 데는 BGF푸드 품질관리팀의 역할이 크다고 들었어요.

예를 들어 김밥을 만들 때는 모든 원자재 검토부터 시작하여 단무지의 규격, 토핑 양 등 모든 김밥 재료가 기준에 맞게 들어갔는지, 커팅은 잘 되었는지 검토해야 해요. 공정이 이뤄지는 환경을 관리하고 포장 상태까지 체크하죠. 저희는 모든 점포의 상품이 CU라는 이름 안에서 규격화되어 있잖아요. 어떤 점포에서 김밥을 구매해도 다른 점포의 김밥과 크기나 맛이 다르면 안 되죠. 밥의 양과 토핑, 이런 것들을 그램(g)까지 까다롭게 보는 이유입니다.

 

 


 

 

CU에 상품군이 정말 다양하잖아요. 그 중 간편식의 판매량도 어마어마한데요.

이곳 진천센터에서만 매일 13만~15만 개의 간편식을 생산해요. 식품군이 다양하니까 원부자재도 굉장히 많죠. 또 CU 상품들은 다른 식품군에 비해 유통 속도와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상품 생산 전 예방부터 철저히 하도록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요. 안전성 검토도 메뉴얼화되어 있고, 단계별로 확인해야 하는 단계도 까다롭죠. 식품마다 정해진 법령에 따라 제대로 정보가 표기되어 있는지도 꼼꼼히 검수해요. 식품법상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들도 품질관리팀에서 모두 체크합니다.

 

 

현장 위생부터 확인하는 사항이 많을 것 같아요. 체크리스트가 궁금합니다.

먼저 작업장의 위생관리현황을 점검하는 작업장 위생점검표, 각 공정별 공정표준에 적합한지를 점검하는 공정점검표를 들 수 있겠네요. 작업장 조도를 확인하는 조도점검표, 작업장 온도를 확인하는 온도점검표도 빼놓을 수 없죠. 이외에도 방충방서 점검표, 이물관리점검표, 차량점검표 등 주요 공정과 이물 등으로 유입 가능한 항목에 대하여 각각의 일지를 통해 기록관리하고 있어요. 디테일한 부분까지 체크 또 체크, 검수 또 검수하죠.

 

 

식품 안전은 매우 중대차한 일이기도 하죠. 이슈가 발생하면 대외적으로도 크게 비화되고요.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할 것 같아요.

저희 업무는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고, 또 두드러지지 않아야 ‘잘 하고 있는’ 거예요. (웃음) 손익지표를 관리하는 일도 아니고, 영업이나 마케팅 영역도 아니니까요. 조용하게, 그렇지만 강하게 일하는 팀이라고 해야 할까요. 꼭 챙겨야 할 일들을 지켜가며 루틴대로 해야죠. 무엇보다 상품의 변질과 이물 유입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체크리스트를 통해 꼼꼼히 확인하고, 시험 분석을 통해 그 결과가 유효하다는 걸 항상 확인합니다. 기본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제일이에요.

 

 


 

 

티가 안 나야 잘 하는 팀이네요. (웃음) ‘품질관리팀’이 자주 불려 나가면 사건이 터진 거니까요.

하하, 문제가 없어야 잘하고 있다는 생각은 늘 해요. 저는 원래 루틴을 지켜가며 사는 성격이 아니었는데 이 일을 하면서 성격이 좀 변했어요. 매일 업무할 때 체크리스트를 우선 챙기니까 이제는 집에서도, 어디 여행 갈 때도 준비를 꼼꼼하게 하는 사람이 됐죠.

 

 

‘직업병’도 있으신가요?

직업병이라고 할 것까진 없고… 포장된 식품을 보면 뒷면의 상품정보 표기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거? 다들 안 보는 걸 혼자 오래 보게 되더라고요. CU 아닌 다른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를 먹어보고 맛도 비교해보고요. (웃음) 특히 쌀 같은 재료 정보를 유심히 읽어요. 아, 여기는 이 지역 쌀을 썼고, 이 쌀은 이 정도의 찰기가 있구나. CU가 간편식 밥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어서인지 요즘은 어떤 식품이든 밥의 품질을 주의 깊게 관찰하곤 합니다.

 

 

 

 

 

그러고 보니 식품 종류에 따라 안전성도 모두 다르게 관리할 것 같아요.

BGF푸드에서는 대표적으로 도시락, 햄버거, 김밥,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이 생산돼요. 상품의 출시와 출고가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용되는 원부자재의 수가 일반적인 식품군에 비해 많죠. 소비기한도 보통 48시간 정도로 짧기 때문에 주요 작업장과 보관실의 온도는 항상 0~10℃를 유지하고 있어요. 각각에 사용되는 원재료 또는 공정품들은 별도의 보관실에서 청결하게 보관하고 요. 또한 완제품의 생산 공정에서는 지체되는 상황이 없도록 관리하고 있고, 완제품은 지역거점에 따라 생산 순서에 맞춰 출고되도록 시스템을 확립했습니다.

 

 

문제를 사전에 예방한 일도 있나요?

저희 센터는 즉석조리식품을 만드는 작업장이 있고, 밀키트와 완제품 소포장, 육가공을 하는 라인이 따로 있어요. 그중에서도 육가공 라인은 식중독균 등을 철저히 예방하려 하고요. 공정상의 위생은 기본이고, 일하는 구성원들이 탈의실 등의 다른 공간에 다녀올 때 동선이 공정과 얼마나 겹치는지까지도 체크하죠. 오염 요인이 될 만한 부분은 모두 예방하는 거예요. 이번에도 인력 동선을 점검했는데요. 공사를 다시 해서 동선을 바꾸는 것은 무척 어렵기에 소독 방법을 바꿨어요. 식품에는 안전하면서, 식중독균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소독제를 찾아낸 거죠. ‘이 정도면 안전하지’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위해요인이 있는지 늘 매의 눈으로 환경을 살핍니다.

 

 


 

 

특히 까다롭게 관리하시는 부분은요.

‘사전예방’과 ‘사후검증’은 BGF푸드 품질관리팀의 자부심이자 자랑입니다. 사전예방은 모든 원부자재를 신규 도입하기 전에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나 클레임, 생산성 등을 검토해 이슈를 사전 차단하는 것이고요. 사후검증이란 생산되는 완제품뿐 아니라 원부자재, 공정, 환경, 공정품 단위별로 수시 시험분석을 진행하는 일이죠. 두 분야 모두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을 만큼 중요하기에 철저히 교차검증하고 있습니다.

 

 

품질관리팀이라 뿌듯할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역시 CU에서 생산한 상품이 맛있고 품질도 좋다는 얘기를 들을 때예요. 품질관리라는 업무 특성상 성과가 좋아도 크게 드러나지 않거든요. 그런데 가족이나 친척, 지인들이 한 번씩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칭찬해줄 때마다 “아, 잘 해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품질관리팀은 눈에 띄지 않지만 아주 중요한 영역을 담당하는 팀입니다. 넓게 생각하면 CU라는 브랜드의 신뢰도를 책임지는 사람들이라고도 있지요. 어디서나 맛있는 삼각김밥을 드실 , 포장지 위에 빼곡히 적힌 글씨들을 보실 저희를 떠올려 주세요. (웃음) 보이지는 않지만 언제나 좋은 친구로 곁에 있답니다!

 

 



박효근 책임’s PICK!

 

 

 

① 위생복

품질관리팀의 상징이죠. 공장에 들어갈 때 입는 위생복인데요. 위생복을 입은 후에도 에어샤워와 소독 과정을 거칩니다. 어디에서 오염이 생길지 알 수 없기에 사전 예방이 중요하죠.

 

② 다이어리와 휴대폰

모든 직장인들의 필수품이 아닐까 싶어요. 출근하면 일단 식약처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재개정된 법령이 있는지, 위해식품이나 행정처분 등 원부자재 이슈가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급히 발생하는 업무들은 다이어리에 메모를 해두고요.

 

③ 무선이어폰

품질관리팀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CS 업무입니다. 이동 중 급한 CS가 들어왔을 때 무선이어폰을 사용하죠. 덕분에 제 무선이어폰은 음악보다 통화에 주로 사용된답니다. (웃음)

 

④ 참고도서

법령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같은 책을 참고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업무의 중심을 잡고 기본을 지키기 위해 책장에 관련 전문서적을 구비해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