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조금 더 많은 시간과 기다림이 필요한 순간이 되기도 합니다. CU운암하늘점 김재우 점주님은 그 시간을 묵묵히 함께해 온 분인데요. 5년
동안 쌓아온 인연과 그 안에 담긴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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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운암하늘점에는 엠마우스복지관 이용인분들이 자주 방문합니다. 김재우 점주님은 이분들과의 첫 만남을 계기로 조금씩 인연을 쌓아왔는데요. 처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만났을까요?
김재우 점주 안녕하세요. CU운암하늘점을 5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재우입니다. 처음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 복지관 선생님들과 이용인분들이
함께 방문하셨어요. 선생님이 계산하는 방법부터 인사하는 법까지 하나씩 알려주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복지관 이용인분들이 매장에
찾아와 직접 해보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어요.
지난해에는 엠마우스복지관 채널의 ‘함께라서 좋은 우리 동네’ 촬영에도 참여했는데요. 처음에는 유튜브 촬영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그래도 복지관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함께하게 됐습니다.
엠마우스복지관 유튜브에 소개된 CU운암하늘점(출처: 엠마우스복지관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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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점주 복지관 이용인분들이 물건을
고르고 계산하실 때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최대한 기다려드리려고 해요. 제가 대신해 드리면 당장은 편하실
수 있지만, 직접 해볼 기회를 놓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스스로 해보실 수 있도록 기다려드리고, 어려워하시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한번 설명해 드려요. 한번은 물건을 고르는 데만 40분 정도 걸린 분이 계셨어요. 그래도 결국 직접 물건을 고르고 계산까지 마치셨거든요. 그 모습을
보니까 저도 참 뿌듯하더라고요. 또 정해진 예산에 맞춰 물건을 고르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도 해요. 예산보다 비싼 물건을 가져오시면 그 금액에 맞는 다른 물건을 찾아 알려드리는 거죠. 이용인분들이 예산 내에서 원하는 물건을 직접 고르고 구매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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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오가는 편의점에서 얼굴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반가운 일입니다. CU운암하늘점에는 점주님과 얼굴을 익히며 단골이 된
손님분들이 있는데요. 매일의 짧은 만남이 쌓여 어느새 서로를 알아보는 익숙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김재우 점주 매장을 찾는 손님분들의 얼굴을 최대한 기억하려고 해요. 자주 오시는 분들은 이제 얼굴이 익숙해졌거든요. 매번 비슷한 시간에 오셔서 핫도그를 사 가시는 분도 계세요. 이제는 그 시간이 되면 핫도그부터 미리 꺼내 둬요. (웃음) 오시면 반갑게 인사도 드리고요. 자주 뵙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억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예전에 복지관에서 촬영했던 영상을 이용인분들께 보여주셨나 봐요. 영상을 보시고 저를 알아보시더니 ‘CU 아저씨다!!!’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저를 알아봐 주셨다는 게 엄청 반가웠어요. 단순히 매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사이를 넘어, 서로의 얼굴을 기억하고 반갑게 알아보는 사이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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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점주 저희 편의점 주변에는
학교가 다섯 곳 있어요. 그만큼 학생 손님들도 많은데요. 여러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예전에 자주 찾아오던 초등학생 남매예요. 누나가 동생을 데리고 매장에 오곤 했는데, 처음에는 컵라면에 물을
어떻게 넣는지, 어디에서 먹어야 하는지도 잘 몰랐어요. 그래서
제가 하나씩 알려줬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점점 익숙해지더라고요. 이제는 알아서 물건도 고르고 계산도 척척 잘하는 거예요. 하루는
계산을 마치고 가던 아이가 마이쮸 하나를 저한테 건네주더라고요. (웃음) 초등학교 2학년 정도 되는 아이에게는 사탕 하나도 소중하잖아요. 그런 걸 저한테 나눠주고 싶었다는 게 감동이었어요. 그러다 나중에
중학교 교복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봤어요. 처음 매장에 왔을 때가 떠오르면서 ‘벌써 이렇게 컸구나’ 싶더라고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도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중 하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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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장에서 손님들과 얼굴을 마주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미소 짓게 될 때가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나누는 짧은 대화와 만남이 때로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기도 합니다.
김재우 점주 평소에 조금 수줍음이
많으신 복지관 이용인분이 계셨는데요. 어느 날 복지관에서 진행한 행사에서 1등을 했다며 저한테 자랑하러 오셨어요. 평소에는 조용하셨던
분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시니까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더라고요. 잘했다고 축하해 드렸죠. (웃음) 또 엠마우스복지관에서 대학생분들이 실습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한번은 저희 매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 엠마우스복지관으로 실습하러 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복지관에 아르바이트생을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기도 했어요. 이렇게
매장에서 맺은 인연이 다른 곳으로도 이어지는 걸 보면 참 신기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라는 게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이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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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 이용인분들과 꾸준히
인연을 이어온 김재우 점주님. 매장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것뿐 아니라,
복지관을 향한 나눔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점주님은 어떤 마음으로 후원을 시작하게
됐을까요?
김재우 점주 복지관 이용인분들이 편의점을 자주 이용해 주시다 보니, 복지관에도 점점 마음이 가더라고요. 작게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서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매달 꾸준히 보태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한 2~3년 정도 이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후원한다는 걸 드러내면 오히려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후원자 이름도 제 이름 대신 가족 이름으로 해뒀죠. 그런데 입금자명은 제 이름이라 아마 복지관에서도 알고 계실 수 있겠네요. 하하. 특별히 대단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조용히 도움을 보태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복지관과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요. 매장에서 이용인분들을 뵙는 것도 반갑고,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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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다양한 손님을 만나고 응대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지치는 순간이 있을
텐데요. 그럼에도 손님을 대할 때 꼭 지키려는 점주님만의 기준이 있을까요?
김재우 점주 처음에는 하루 종일
오랜 시간 일하다 보니 보상 심리 같은 게 있었어요. 오늘 열심히 일했으니까, 집에서는 제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자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그렇게
보내고 나면 다음 날 피곤하더라고요. 피곤하면 저도 모르게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주말에도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지 않고, 최대한 일찍 자려고
해요. 그래야 다음 날에도 손님들을 기분 좋게 맞이할 수 있으니까요.
컨디션 관리는 제가 꼭 지키려고 하는 기준 중 하나예요. 손님을 대하는 일이 매일 반복되다
보면 익숙해질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먼저 여유가 있어야 손님들에게도 더 친절하게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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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점주 앞으로도 누구나 부담 없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매장이었으면 좋겠어요. 가끔 매장 앞까지 오셨다가 그냥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조금 아쉽더라고요. 누구든 망설이지 않고 들어와 필요한 물건을 사고, 편하게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매장 리뉴얼도 앞두고 있는데, 지금보다 더 깔끔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바뀔 예정이에요. 복지관 이용인분들은
물론이고, 찾아오시는 모든 손님이 불편함 없이 이용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신경 쓰려고 합니다.
또 주변에 경쟁 점포가 생겼는데도
꾸준히 찾아와 주시는 손님들께 늘 감사해요. 저희 매장이 더 친절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도 좋고, 앞으로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편안하고 반가운 매장으로 남고 싶습니다.
(웃음)
인터뷰. 김재우 점주님(CU운암하늘점)
촬영. 김홍일
글. 박현영
편집. 김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