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의 장점을 살린 CU Re:fuel, 폐주유소의 특별한 변신

매거진 2026.09.15 #PLACE #업사이클링 #CU편의점 #CU Re:fuel


도로를 달리다 보면 한 번쯤 마주치는 폐주유소. 한때는 차량으로 북적였지만, 문을 닫은 뒤에는 오랫동안 비어 있는 공간으로 남기도 합니다. 경기도 포천의 한 폐주유소도 그중 하나였는데요. 이곳은 최근 CU 소흘IC점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새로운 쓰임을 더해 편의점으로 탈바꿈시킨 두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로드사이드에서 만난 ‘CU Re:fuel’ 


CU 소흘IC점

주유소였던 공간에 편의점이 들어서며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주유기가 있던 자리는 사라졌지만, 주유소의 상징과도 같은 캐노피와 기존 구조물은 그대로 남아 공간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여기에 CU만의 디자인을 더 해, 기존 주유소의 모습을 살리면서도 전혀 다른 쓰임을 가진 공간으로 완성했습니다. 익숙한 주유소의 구조 위에 CU의 색을 입히자, 사람들이 쇼핑하고 쉬어가는 새로운 공간이 되었습니다.

 

 


 

주유소였던 공간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야외 공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유기가 있던 자리는 깔끔하게 정리해 넓은 주차 공간으로 바꾸고, 차량이 여러 방향에서 편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여기에 CU 간판을 설치해 도로를 지나는 차량에서도 매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는데요. 건물에만 간판을 설치하는 일반적인 점포와 달리, 멀리서부터 CU를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소흘IC점만의 특징입니다. 넓은 주차 공간과 높은 가시성을 갖춘 만큼 차량으로 이동하는 고객이 잠시 들러 쉬어가기에도 좋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에는 포천과 의정부를 오가는 자전거·라이딩 고객들도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겠죠.

 

 

 

밖에서 주유소의 흔적을 살렸다면, 매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에는 CU만의 새로운 공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2층은 기존 주유소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휴게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편하게 몸을 기댈 수 있는 리클라이너와 라면 라이브러리를 마련해 쇼핑뿐 아니라 식사와 휴식까지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공간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저녁 시간에 커피를 마시러 방문하고, 수목원이나 저수지를 찾았다가 들르는 고객도 생겼는데요. 기존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일부러 가봤어”, “일부러 와서 커피 마시고 왔어”, “여기서 라면 먹고 왔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고 나가는 편의점을 넘어, 일부러 찾아와 커피를 마시고 라면을 먹으며 쉬어가는 공간. CU 소흘IC점은 편의점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입지를 갖춘 이곳을 어떻게 발견하고, 새로운 편의점으로 구상하게 됐을까요?

 

 


좌측부터 유태영 팀장, 최수범 수석

 

유태영 팀장 CU Re:fuel은 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업사이클링한 도시재생형 점포 모델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CU Re:fuel’이라는 이름과 컨셉으로 출발한 것은 아니었어요. 폐주유소를 활용해 점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죠.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운영지원본부에서 많이 도와주셨고, 하나씩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점점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공간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CU Re:fuel이라는 타이틀도 나오게 되었죠.

 

최수범 수석 이건 개발팀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요. 본사의 협업이 꼭 필요했고, 여러 부서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주셨기 때문에 지금의 공간까지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비어 있는 주유소를 어떻게 활용할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했는데, 공간을 어떻게 바꿀지, 고객들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을지 하나씩 고민하다 보니 지금의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최수범 수석 양평, 가평, 포천 쪽 도로변 점포 개발을 많이 담당하다 보니까 폐주유소를 자주 봤어요. 주유소는 원래 정유사에서 입지를 꼼꼼히 보고 들어가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도로변에 있고 차량 통행량도 많은 좋은 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주유소로는 매출이 안 나와서 문을 닫았더라도, 편의점으로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소흘 IC 부근 폐주유소는 의정부에서 포천 방향으로 이동하거나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차량이 많이 오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 새로운 점포를 만들기에 적합한 곳이었어요. 그래서 계속 눈여겨보고 있던 곳이었죠. 하하. 여러 후보지를 살펴본 끝에 입지뿐만 아니라 임대차 조건과 계약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했고, 그렇게 첫 번째 CU Re:fuel 점포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유태영 팀장 좋은 입지라는 가능성만으로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어요. 기존 주유소의 구조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을지, 실제로 CU 점포로 바꾸는 게 가능할지 하나하나 확인해야 했죠. ‘이게 될까?’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주유소 안에 편의점을 운영했던 사례는 있었지만 크게 성공한 경우가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현장을 계속 다니다 보니 입지가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은 입지에 새로운 디자인을 더 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최수범 수석 사실 제일 관건은 캐노피였어요. ’캐노피에 CU간판을 달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저는 캐노피에 CU간판을 달 수 없다면 오픈하지 말자는 생각이었어요. 멀리서도 CU간판이 보여야 지나가는 분들이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포천시청과 오랜 협의 끝에 간판 설치를 진행했고, 처음에는 옆 건물과 함께 사용하기도 했던 주차장도 건물주를 설득해 CU전용 공간으로 확보했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해결하다 보니 처음의 ‘될까?’라는 고민이 어느 순간 ‘한번 해보자’는 확신으로 바뀌었던 것 같아요.

 

 


유태영 팀장 주유소였을 때 사용하던 공간은 정리하고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건물 안쪽은 매장에 맞게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특히 2층은 기존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던 공간이었는데, 이번에 고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면서 점포의 새로운 장점이 됐습니다. 공사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봤는데, SK 간판이 내려가고 건물에 CU 색이 입혀진 뒤 마지막으로 CU 간판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CU가 됐구나’ 싶었어요.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최수범 수석 예전 사진을 보면 2층이 거의 폐가처럼 되어 있었어요. 원래 직원 숙소로 쓰던 곳이라 오래된 침대도 있었고, 창문도 낡아서 햇빛도 잘 안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공사를 하고 나니까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됐죠. 캐노피에 CU간판이 딱 걸렸을 때를 잊지 못합니다. 그 순간이 뭉클하고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지금 개점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는데, 가맹점 상담을 하다 보면 점주님들이 먼저 이 매장 이야기를 꺼내세요. “똑같이 해달라”는 말씀을 들을 때면 되게 뿌듯합니다. 그만큼 공간이 잘 나왔다는 뜻이니까요. (웃음)

 

 



유태영 팀장 15년 정도 근무하면서 이번 점포가 저한테는 기존의 편견을 깬 매장이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주유소 안에 있는 편의점은 잘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에 직접 만들어보면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걸 확인했어요. 앞으로 좋은 폐주유소가 있다면 2호점, 3호점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진행 과정에서 저희를 믿고 의사결정을 지원해 주신 서기문 권역장님과 양성준 지역 부장님께 감사드리고, 멋진 컨셉의 점포를 만들 수 있도록 힘써 주신 운영지원본부와 권역지원팀에 감사드립니다.


최수범 수석 주유소는 기본적으로 차량 통행량과 접근성, 가시성이 좋은 자리에 들어가잖아요. 주유소로는 운영이 어려워진 곳이라도 편의점으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공간을 잘 찾아낸다면 새로운 점포 포맷으로 계속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주유소 매장이 잘되지 않았던 기존 사례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해보자고 결정해주신 유태영 팀장님께 감사드리고, 프로젝트가 실제 점포로 완성될 수 있도록 함께 움직여 주신 운영지원본부 개발기획팀, 시설기획팀, 시설지원팀에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런 새로운 시도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한때 차량에 연료를 채우던 공간은 이제 사람들에게 필요한 상품과 휴식을 채우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CU소흘IC점에서 시작된 새로운 시도가 또 다른 폐주유소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 유태영 팀장·최수범 수석(BGF리테일 북부개발팀)

촬영. 김홍일

글. 박현영

편집. 김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