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아주동, 주택가와 상가가 어우러진 평범한 거리. 그곳에 조금 특별한 편의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평범한 CU지만, 문을 열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서면 뜻밖의 공간이 나타나죠. 책장으로 가득 찬 북카페가 조용히 손님을 맞이합니다. 바로 전국 최초로 편의점과 북카페가 하나로 만난 ‘CU아주경동리인점’입니다. ‘책과 쉼이 공존하는’ CU의 탄생 이야기를 전합니다.

북카페가 있는 편의점, 보신 적 있나요?

‘CU아주경동리인점’으로 들어서면 1층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일반적인 CU 편의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2층에 오르는 순간 분위기는 180도 달라집니다. 벽면을 따라 빼곡하게 들어선 책장, 은은한 조명 아래 놓인 테이블과 의자. 손님들은 편안한 자리에서 책을 읽거나, 라면 한 그릇과 커피 한 잔으로 잠시 여유를 즐깁니다.

이처럼 특별한 공간이 탄생하기까지는 점주님의 오랜 고민과 결정이 있었는데요. CU아주경동리인점을 운영하는 김영식 점주님은 부산 동의대학교 부동산금융자산경영학과 교수입니다.

김영식 점주님 ''평소 책을 가까이하며 언젠가는 북카페를 운영해 보고 싶다는 꿈을 품고 살았는데요. 실현은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BGF리테일로부터 점포 운영 제안을 받고 현장을 둘러보는데 2층 구조의 점포를 마주한 순간 확신이 들었죠. 여기라면 내가 꿈꾸던 북카페를 해볼 수 있겠다고요.''

CU 아주경동리인점의 시작엔 책 한 권의 울림이 있었습니다. 바로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이죠. 소설 속 편의점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사람과 이야기가 머무는 따뜻한 장소인데요. 그 속의 스토리가 점주님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편의점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수업을 듣고 실제로 CU 점주가 된 제자도 있었죠. 책 속 이야기에서 출발해 실제 공간으로 이어진 흐름은 점주님에게도 작지만 의미 있는 기적이 되었습니다.

(좌)김영식 점주님이 집필한 도서

점주님의 진심으로 완성된 북카페

김영식 점주님 ''이 공간을 채운 책들은 모두 제가 오랜 시간 동안 모아온 소장 도서입니다. 시집부터 에세이, 철학서, 만화책까지 장르와 주제도 다양해요. 특별한 선정 기준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언제든 편안하게 머물다 가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을 뿐입니다.''

책장 옆에는 손글씨로 적힌 작은 메모도 붙어 있습니다. ‘이 책들은 저희가 아끼며 벗 삼던 책들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래 읽도록 소중히 다뤄주세요. 고맙습니다.’ 이 짧은 문장 안에 공간을 운영하는 점주의 태도와 배려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책 중에는 점주님이 직접 집필한 『부의 그릇을 키워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로 살아온 점주님의 경험과 삶에 대한 철학이 담긴 이 책은 이 공간이 단순한 북카페를 넘어 점주의 인생이 녹아 있는 또 하나의 기록임을 보여줍니다.

점주님과 BGF리테일이 함께한 북카페형 편의점 1호점의 탄생

CU아주경동리인점은 BGF리테일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책장 위치부터 인테리어와 조명 디자인까지 점주님의 아이디어가 세세히 반영되었고, BGF리테일 역시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이순기 책임 ''점주님께서 2층 공간을 독서 공간으로 조성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주셨어요. 이에 단순한 편의점을 넘어 문화와 휴식이 있는 복합 공간으로 운영한다면 고객 만족도는 물론 점포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저희 시설지원 2팀에서도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점포를 개점해 보자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북카페형 편의점이라는 아이디어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본격적으로 기획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BGF리테일은 ‘CU 북카페’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편의점의 경계를 확장하는 전국 최초의 북카페형 편의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앞으로 이곳을 일본의 츠타야 서점처럼 책과 편의점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도서관의 날, 책으로 전하는 작은 마음

4월 12일은 ‘도서관의 날’입니다. 책과 함께하는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님에게 이날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CU아주경동리인점은 이날을 맞아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바로 평소 자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소소하지만 진심 어린 행사입니다.

고객들이 책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이 공간이 기억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다고 해요.

“책 읽고 갈래요?” 아주동의 새로운 쉼표

CU아주경동리인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갈 수 있는 쉼의 공간인데요. 지역 주민에게는 익숙한 아지트가, 여행객에게는 잠깐의 휴식처가 되어줍니다. 책과 쉼이 공존하는 전국 최초의 북카페형 편의점.

CU 북카페의 특별한 이야기가 지금 아주동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