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업은 따뜻한 등판, CU청주내덕센터점 김현진 점주님 이야기

매거진 2025.04.04 #PEOPLE #편의점점주 #선행



완연한 봄을 맞아 CU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점주님들의 세심한 배려가 편의점에 따스한 온기를 더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봄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으로 손님을 업어 도와드린 CU청주내덕센터점 김현진 점주님의 에피소드를 들어보겠습니다.


 


손님들이 정말 끊임없이 오는 편의점이네요. 점주님이 많이 바쁘실 것 같아요.

네. 중고등학교에 대학교까지 있다 보니 요즘 같은 개학 시즌에는 오전, 오후 시간대에 손님이 많이 몰리는 편이에요. 점심시간은 비교적 한가한 편이고요. 바로 옆에는 병원도 있어서 환자분들이나 병원 직원분들도 자주 방문하세요. 그래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골고루 찾아주세요.

 

힘드실 텐데 에너지가 대단하세요. 점주님께서 편의점을 운영해 오신 경력이 궁금합니다.

사실 현재의 내덕센터점을 운영한 지는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5년 전, 상주화북점에서 처음 편의점 운영을 시작했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죠. 지금은 어머님께서 그곳을 운영하고 계시고, 저는 제 고향인 내덕동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현진 점주님의 선행 사례를 보여준 영상 (출처 : 굿스코 유튜브)


최근 점주님의 따뜻한 미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던데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들려주실 수 있나요?

유튜브 영상을 보고 많은 분들이 과분한 칭찬을 해주셨더라고요. 제가 도와드린 손님은 오픈 초기부터 거의 매일 점심 도시락을 사 가시던 어르신인데요. 다소 과묵한 성격의 분이셨고요, 몸의 움직임이 조금 부자연스러워 보여서 옆 관절 병원의 환자이시구나 싶어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 날도 평소처럼 편의점을 찾아주셨는데, 걸음걸이가 유난히 느려 보였습니다. 발주 마감이 1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죠. 그러던 중 갑자기 몸을 흔들거리시더니 계산대 앞에서 쓰러지셨어요. 바로 달려가 일으켜 드리며 괜찮으시냐고 여쭸는데, 집이 가까우니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가지고 다니시던 지팡이도 없으셨고, 상태가 걱정돼서 결국 직접 업고 집까지 모셔다드렸어요.

 


 

어르신께서 점주님을 생명의 은인으로 여기셨겠어요.

어르신께서 자녀분들은 모두 출가하셨고, 부인분과 함께 지내고 계세요. 그날 저녁, 제가 퇴근할 무렵 어르신의 자녀분들이 편의점으로 찾아오셔서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셨습니다. 다행히 어르신도 생각보다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셨어요.


평소에 어르신이 워낙 말수가 적으신 편이라, 제가 내덕센터점에서 일하면서 거의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어요. 어르신 자체가 관심받는 것을 조금 꺼리시는 듯했죠. 그런데 그 일 이후로 제가 인사할 때마다 나지막이 웃어 주시기 시작했어요. 평범한 인사 한마디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너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답니다. 제 느낌일 수도 있지만 그 날 이후 어르신께서 편의점을 더 자주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웃음)


이런 응급 상황에서는 누구나 당황할 수 있는데, 점주님께서 침착하게 잘 대응하신 것 같아요.

저도 이런 일이 처음이라면 당황했을 것 같아요. 사실 이전 CU상주화북점을 운영할 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당시 방문했던 손님 중 한 분이 갑자기 간질 증상을 보이며 쓰러지셔서 응급처치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침 직원분과 함께 근무하던 상황이라 저는 쓰러지신 손님의 기도를 확보했고, 직원분이 마사지를 해주면서 응급조치를 했어요. 덕분에 손님이 의식을 되찾았고 무사히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었죠. 그 경험 이후로 직원들과 응급처치 방법을 공유하며 교육하기 시작했고 특히 손님들의 상태를 유심히 살피는 습관을 갖게 된 것 같아요.


 

태권도 사범 시절 김현진 점주님(좌)

 

사실 제가 편의점 점주를 하기 전, 태권도 사범으로 많은 아이들을 가르쳤었는데 이 경험 덕인 것 같아요. 태권도장을 운영하다보면 아이들이 갑자기 목이 막히는 등 응급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데요. 그때의 응급처치 경험이 이번에도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손님 한분한분을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이 편의점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었겠네요.

네, 맞아요. 편의점을 운영하며 선행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도 지구력이 필요한데, 어르신이 쓰러졌을 때 무리 없이 부축해 집까지 모셔다 드릴 수 있었던 것도 태권도를 통해 길러진 체력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태권도 사범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아이 한 명, 한 명을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도 생겼는데요. 그 습관 덕분에 편의점을 운영하면서도 고객 한 분 한 분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편의점 내부 환경도 직접 세심하게 꾸미게 되더라고요. 여기 보이는 캘리그래피나 이벤트 디자인도 전부 제가 직접 만든 작품이에요. 물론 담당 SC인 서영웅 책임님께서 최종적으로 퀄리티를 더 높여주시긴 했지만요. (웃음)

 


 

이번 선행으로 BGF리테일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저 평소처럼 행동했을 뿐인데 이렇게 CU 엔젤스* 표창장을 받게 되니 조금 민망하고 부끄럽기도 하네요. BGF 리테일에서 지역사회와 이웃을 위해 선행이나 봉사를 실천하며 긍정적인 본보기가 된 CU 가족들에게 표창장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들었어요. 표창장을 보니 저도 모르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함께 받은 ‘엔젤 스태프 배지’는 방문하는 아이들이 자주 궁금해하며 물어보곤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이 배지가 저에게 큰 힘이 되는 특별한 아이템이라고 이야기해 준답니다. (웃음)

*CU엔젤스란? 선행으로 지역사회 내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고 대내외 귀감이 된 가맹점주 또는 스태프 대상으로 포상하는 BGF리테일의 시상제도입니다.

 



방금 다녀가신 어르신께서도 점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가셨네요. 손님 분들과 친하신가 봐요.
제가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어르신들과 함께한 시간이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어르신들과 대화하는 것이 저에게는 익숙하고 부담이 없는 편이에요. 이번에 쓰러지신 어르신을 뵙고는 어린 시절 함께했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떠올라 더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특히 편의점 옆에 관절 병원이 있어서 치료를 받으시는 어르신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방금 다녀가신 손님도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자주 편의점을 찾으셨는데, 사소한 질문부터 시작해 말동무가 되어 드리곤 했어요. 그렇게 친해지면서 자주 찾아주셨는데, 오늘 퇴원하시면서 ‘그동안 즐거웠고 고마웠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다시 건강해진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정이 들어서 떠나시는 게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웃음)



일상에서 마주하는 이런 따뜻한 순간이 점주님께도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아요. 이번 일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요?
편의점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저는 작은 관심과 배려가 결국 큰 친절로 이어지고,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다들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작은 선행이 주는 기쁨을 많은 분들이 함께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김현진 점주님(CU청주내덕센터점)
글. 김도현
편집. 김도희
사진. 김홍일